야구

[일본통신] ‘박찬호 2군행’ 걱정할 것 없다

작성 2011.05.13 00:00 ㅣ 수정 2011.05.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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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38. 오릭스)의 2군행을 두고 말이 많다.

박찬호는 12일자로 오릭스 1군에서 말소됐다. 하지만 박찬호의 2군행은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2군행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는 모양새다.

부진에 따른 조치라기 보다는 향후 오릭스의 경기일정, 그리고 팀내 투수들 역시 이러한 전례가 있었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박찬호는 11일 소프트뱅크와의 방문경기에서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성적은 1승 4패(평균자책점 4.13). 박찬호의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오릭스 선발투수들 가운데 4위다.

박찬호가 팀내 4선발 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딱 맞는 수준(?)이다.

하지만 박찬호가 최근 경기에서 다소 부진하긴 했지만 면밀히 따져보면 결코 2군으로 내려갈만한 경기내용은 아니었다. 극심한 타격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간 이승엽과는 분명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던 타자다.

요미우리에서 오릭스로 이적해 오는 과정 역시 평소 이승엽을 높이 평가하는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측면도 있다. 선수구성이 탄탄한 요미우리에서는 이승엽에게 마냥 기회를 줄수도 없었다.

요미우리에서는 ‘오늘 못치면 다음날 벤치, 그리고 대타로 나와서도 못치면 2군으로 내려간다.’의 심리적 압박감이 심했던 이승엽이다. 물론 하라 타츠노리 감독은 이승엽에게 충분한 기회를 줬다.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오릭스로 이적해온 올 시즌 이승엽은 처음부터 주전자리를 보장 받았다. 재기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은 있었지만 딱히 1루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타자마저 없었던 오릭스는 요미우리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스스로 타격부진에 빠지며 2군으로 강등됐다. 최근 몇년간의 부진이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즉 이승엽이 보여준 ‘실력미달’이 2군행의 근본 원인이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승엽과는 상황이 다르다.

오릭스는 키사누키 히로시-테라하라 하야토-알프레도 피가로-박찬호-나카야마 신야-니시 유키 로 이어지는 6선발 로테이션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번 박찬호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발투수들 역시 2군으로 내려갔다 올라온 전례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부진에 따른 조치였다기 보다는 컨디션 점검차원, 또는 타선보강을 위해 투수 한명을 일시적으로 내리고 대신 타자를 1군에 등록시키기 위해서였다.

에이스 카네코 치히로의 부상이탈로 에이스 역할을 대신 했던 키사누키는 지난 5월 3일 경기(니혼햄전)에서 6.2이닝 2실점의 호투를 하고도 다음날 2군으로 내려갔다.

그에 앞서 외국인 투수 피가로도 4월 28일 경기(지바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고도 역시 그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었다.

피가로가 1군에 올라온 5월 8일은 이승엽이 2군으로 내려간 날인데 한마디로 투수와 타자간의 엔트리 바통터치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박찬호의 이번 2군행도 마찬가지다.

일본프로야구는 17일부터 양리그의 교류전이 시작된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교류전은 2연전 후 다음날 이동일이 있어 일주일에 2번의 휴식일이 자동적으로 생성된다는 점이다.

교류전 마지막 주인 6월 셋째주 오릭스의 경기일정을 보면 일주일에 4경기밖에 치르지 않을 정도로 쉬는 날이 많다. 이것은 곧 기존의 ‘6선발 로테이션’이 필요가 없다는 의미가 된다.

오릭스는 마운드보다 타선보강이 시급한 팀이다. 굳이 6명의 선발투수를 1군 엔트리에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교류전의 일정상 선발 투수 한두명이 1군 엔트리에 포함돼 있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지금 기사누키가 2군에 있는데 아마도 이번 주말 경기에 앞서 다시 1군에 등록돼 선발로 경기를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릭스는 야수들인 마이크 헤스먼과 다구치 소처럼 선발투수들의 2군행으로 인해 대신 1군에 등록된 야수들이 많다. 기존의 1군 타자들의 부진으로 인해 타선보강을 위한 오카다 감독의 의지인 것이다.

실제로 4월 28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2군으로 내려갔던 외국인 투수 피가로는 12일 1군 경기(소프트뱅크전)에 선발로 등판해 승리투수 됐는데 이처럼 당분간 오릭스의 선발투수들은 1,2군행을 오가는 일이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주일에 이틀의 이동일이 포함돼 있는 교류전은 특히 더 그럴 것이다.

박찬호에게 2군행은 팀을 잘못 만난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워낙 타격이 안되는 팀이다 보니 야수들의 잦은 엔트리 변경에 따른 일률적인 투수 로테이션을 할수가 없는 팀 사정 때문이다. 물론 박찬호의 2군행 소식은 충격적인 일이긴 하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승엽처럼 극도의 부진에 따른 징계성 2군 강등이 아니기에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미 박찬호는 다음주 주말 경기(22일 요미우리전)에 선발로 출격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기에 이번 2군행이 체력적인 부분에서의 재충전을 갖는 뜻깊은 시간이 될수도 있다.

박찬호는 야구스타일이 전혀 다른 일본에서 적응을 해나가고 있는 선수다.

5이닝까지는 잘 던지다가 이후 구위가 급락하고 있는 것도 아직 선발전환이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전력이 좋은 소프트뱅크나 니혼햄과 같은 팀에서 뛰었다면 적응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겠지만 보다시피 오릭스는 그럴만한 전력의 팀이 아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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