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오스트리아 남자가 주방기구를 철모처럼 눌러쓴 사진을 사용해 운면면허를 받았다고 외신이 14일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종교적 이유가 인정된다며 괴짜 같은 사진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성스러운 종교의 상징(?)으로 인정받은 주방기구는 삶은 국수를 건질 때 사용하는 건지개다. 니코 암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남자의 면허증에는 국수건지개를 쓴 늠름한 모습이 선명하게 인쇄돼 있다.
남자는 ‘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라는 특이한(?) 종교를 갖고 있다. 이 종교에선 국수건지개를 머리에 써 신앙을 표현한다고 한다.
3년 전 면허갱신을 신청하면서 남자는 국수건지개를 머리에 쓴 사진을 면허증에 붙여달라고 했다.
오스트리아에선 여느 국가처럼 면허증 사진을 찍을 때 원칙적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모자를 쓰면 안 된다. 부르카 등 베일을 쓰는 이슬람 여성처럼 종교적 사유가 인정될 때 예외적으로 허용될 뿐이다.
남자는 국수건지개를 머리에 쓰는 건 자신의 종교적 행위라며 건지개를 눌러쓴 사진을 면허증에 붙여달라고 고집했다.
오스트리아 빈 면허당국은 심리검사를 받게하는 등 시간을 끌며 고민하다 결국 남자의 요구를 들어줬다. 국수건지개를 특정 종교를 상징하는 도구로 인정한 셈이다.
니코는 “무슬림 여성이나 여성신부들과 동일한 권리를 인정받고 싶어 투쟁을 시작해 목표를 이뤘다.”며 “앞으로 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가 국가 공인을 받을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