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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 와타나베 둘러싼 요미우리 최악의 내분 왜?

작성 2011.11.14 00:00 ㅣ 수정 2011.11.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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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사회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바 있다. 대지진의 피해는 아직도 방사능 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기에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할수 밖에 없다.

당초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개막일은 3월 25일이었다. 하지만 3월 11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개막일은 4월로 미뤄졌고 당시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의 강력한 요청으로 양리그 모두 4월 12일에 개막 경기를 치를수 있었다.

그렇지만 3월 25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앞두고 지진때문에 개막일을 연기하자는 선수회와 마찰을 일으킨 인물이 있다. 바로 요미우리 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85) 회장이다.

당시 와타나베는 퍼시픽리그는 개막일을 연기 하되 센트럴리그는 예정대로(3월 25일) 개막전을 치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반기를 든 일본프로야구 선수회 회장인 아라이 타카히로(한신)는 “지진 피해가 확산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막일을 예정대로 치르는게 합당한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 며 ”선수회가 개막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받아 들이지 않는 점은 유감” 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일본이 아닌 한국이었다면 아라이 회장처럼 ‘유감’ 정도의 아쉬운 입장표명으로는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가 일본야구를 손에 쥔채 좌지우지 하는 와타나베 회장이었기에 아라이의 유감표명은 어떠한 의미에서 굉장한 반기(?)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른다. 와타나베를 상대로 이정도의 유감표명도 전례를 감안하면 큰 용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와타나베가 주장한 센트럴리그의 3월 25일 개막전은 야구팬들의 여론에 힘입어 4월 12일로 확정 발표되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만약 한국 프로야구 팀 가운데 어느 구단 수뇌부가 ‘지금 감독이 5년간 감독직을 수행하고 지금 현역에 있는 모 선수가 은퇴 후 그 자리(감독)를 물려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팀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정서로 봤을때 쉽게 납득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거침없이 내뱉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와타나베 회장이다.

실제로 와타나베는 2008 시즌 전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하라 타츠노리 현 감독이 5-6년 정도 감독을 하고 그 이후에는 1번타자(당시) 타카하시 요시노부가 그 대통을 잇기 바란다.”며 아직 현역선수인 타카하시의 미래 보장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발언이 농담이 아닌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와타나베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와타나베의 말 한마디는 일본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꿔 버릴 정도의 대단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요미우리 구단으로만 한정한다면 타카하시의 차기 감독 언급은 ‘순혈주의’에 입각한 발언중 하나다. 요미우리는 양리그가 시행된 1950년부터 지금까지 순수 요미우리 혈통이 아닌 사람이 감독직을 맡은 경우가 단 한차례도 없는 구단이다.

타카하시의 차기 감독 발언 역시 타카하시가 도쿄 명문인 게이오 대학 출신이고 지금 감독인 하라가 두번씩이나(2002-2003, 2006-현재) 감독직을 수행할수 있었던 것도 요미우리의 프랜차이즈 스타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와타나베 회장의 영향력이 요미우리 구단에만 미치는게 아니다.

요미우리는 2007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일본시리즈는 정규시즌 2위팀인 주니치가 올라갔다. 일본의 포스트시즌(CS)제도가 낳은 모순이 현실이 되자 곧바로 요미우리는 2008 시즌을 앞두고 포스트시즌 제도를 손본다.

CS 파이널 스테이지는 무조건 1위(정규시즌 우승팀)팀 홈에서 경기를 치뤄야 하며 1위팀에게 1승 어드밴티지(6전 4선승제)를 줘 실질적으로 1위팀은 3승만 하면 일본시리즈에 올라가게끔 제도를 바꾼 것이다.

이것은 센트럴리그의 영원한 우승후보 그리고 항상 우승권 전력인 요미우리가 2007년 파이널 스테이지(당시 명칭은 클라이맥스 스테이지2)에서 주니치에게 3연패(당시 5전 3선승제)를 당하며 일본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자 이미 전 시즌에 확정된 포스트시즌 제도를 1년만에 또다시 바꾼 것이다.

이러한 포스트시즌 제도는 일본야구에서 요미우리가 차지하는 영향력, 그리고 깊이 들어가면 와타나베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와타나베 회장은 ‘우익의 거두’ ‘밤의 대통령’과 같은 수식어는 물론 2007년에 자민당의 후쿠다와 민주당의 오자와의 밀실야합 추진했던 인물이다. 이러한 사람이 수십년동안 일본야구를 자신의 발 아래 두며 아직까지도 건재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 할뿐이다.

올해 요미우리는 간신히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야쿠르트와의 클라이맥스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패하며 시즌을 종료했다. 우승이 아니면 실패한 시즌으로 규정하는 와타나베 회장의 심기가 편할리 없다. 와타나베 입에서 뭔가 특단의 조치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은 자명한 사실.

하지만 와타나베 회장에게 반기를 든 인물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키요타케 히데토시 요미우리 구단 대표겸 단장이다.

사건은 11일 키요타케 대표의 단독 기자회견장이었다.

키요타케 대표는 “내년시즌 1군 코치를 선정하는데 있어 이미 와타나베 회장에게 시즌 중 보고를 했지만 이제와서 나는(와타나베) 그런 보고를 받은일이 없다라고 한다.” 며 회장 마음대로 구단을 좌지우지 하는 것에 울분을 토했다.

키요타케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중엔 와타나베를 가리켜 ‘부당한 권력자’ ‘프로야구와 요미우리를 사유화 한다’ 등 거침없는 발언도 쏟아졌다.

이번 키요타케 대표의 기자회견은 보기에 따라서는 구단 대표로서 할수 있는게 거의 없다는 개인의 억울함(?)과 오랫동안 권력을 누려온 그리고 현장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와타나베 회장에 대한 따끔한 일침으로도 볼수 있다. 이미 요미우리는 내분이 본격화 됐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간에 한바탕 홍역속에서 자유롭지 못할듯 싶다.

현장은 감독이 지휘하고 단장은 모자란 부분에 있어 지원하는 역할이 기본이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시즌이 끝나면 와타나베 회장에게 감독이 직접 찾아가 시즌 보고를 한다거나 선수수급에 있어서도(외국인 선수 영입에 관해선 키요타케 대표) 대표에게 일임하지 않고 와타나베 회장이 간섭하는 일이 빈번하다.

얼마전 와타나베 회장은 요미우리에서 탈퇴 한 외국인 선수 알렉스 라미레즈에게 “수비가 나쁘다.” 며 결별을 통보했다. 물론 이러한 말은 누구라도 할수 있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평가를 언론을 통해, 그것도 회장이란 사람이 선수의 기량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우리 기준으론 보기 힘든 일이다.

와타나베 회장이 1군 주임코치로 영입하고자 하는 인물은 에가와 타카시(58)다. 일부에선 에가와가 훗날 감독직에 오를것이란 의견을 내비치는 곳도 있다. 하라 감독이 물러나기엔 타카하시가 아직 현역에서 은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기대이하의 성적을 남긴 요미우리는 주전타자들의 노쇠화가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에 터진 키요타케 대표의 반기가 뭘 의미하는지 그리고 정말로 세대교체가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를 생각했으면 싶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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