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그의 역할이 극대화된 사례가 있다. 광고인쇄 전문 ‘제일디자인’은 급하게 카탈로그를 제작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고 한다. 이틀 만에 카탈로그 디자인에서 인쇄까지 모두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차근차근 일하기 위해 타 업체에 카탈로그 작업을 한 달 전부터 의뢰했지만, 의뢰를 맡긴 인쇄소가 없어지는 바람에 걸어놓은 선금이 날아가고, 시간도 함께 날아갔다. 선금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당장 내일모레 비행기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해외 전시회에서 카탈로그의 역할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전시회에서 보고 들은 기억보다 명확하게 업체의 제품을 설명하는 것이 바로 카탈로그, 안내서 등의 업체 홍보 책자이기 때문이다.
시일이 촉박했지만 회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제일디자인 전 직원은 바로 디자인 작업에 착수했다. 사실상 매우 힘든 작업이었지만 디자이너 3명이 붙어 가장 오래 걸리는 디자인 작업을 하루 만에 끝냈고, 인쇄와 후작업도 하루 만에, 총 이틀 만에 모든 작업을 완료했다. 제본이 끝나자마자 인천공항으로 완성품을 보냈다.
박인희 제일디자인 대표는 “물건을 받고 업체 사장님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그때의 일을 회상했다.
이와 같은 촉박한 일을 성공리에 마친 본 업체는 카탈로그, 안내서, 팸플릿, 포스터, 전단(지) 등의 광고홍보 인쇄물과 레터지(편지지), 바인더, 로고, 명함 등을 제작하는 디자인회사다.
박대표는 “업체들의 홍보 보좌관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착수한다”며 “정성 가득 담은 디자인으로 의뢰를 맡긴 이들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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