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 알폰소 마나스 교수는 “2000년 전 청동상을 분석해 본 결과 훈련을 거친 여성들이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에서 칼을 들고 사투를 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마나스의 이같은 연구결과는 독일 함부르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여성 청동상을 분석한 것으로 이 청동상은 가슴을 드러낸 모습으로 왼손에는 어떤 도구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이 도구를 목욕탕에서 더러움을 긁어내는 데 사용된 것으로 파악해 왔다.
그러나 마나스 교수는 “여성의 자세를 보면 목욕탕에서의 행동으로 해석하는데는 무리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마나스 교수는 “만약 목욕탕에서의 모습이라면 아래를 응시하고 한손을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 옷 또한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을 것” 이라며 “이 자세는 전형적인 검투사의 승리 포즈”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관객 대부분이 남성이었던 것을 고려해 여성 검투사의 가슴을 노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수는 청동상이 들고 있는 도구에 주목했다. 마나스 교수는 “이 도구는 시카(sica)로 보인다. 시카는 짧고 각진 검투사들의 무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성 검투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조각이 터키에서도 발견된 바 있으며 현재 대영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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