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의 차리테 대학병원은 특별히 제작한 ‘오픈 MRI 스캐너’를 이용, 태아가 산모의 산도(産道)를 통과하는 모습을 MRI로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지휘한 크리스티안 뱀버그 박사는 2010년 11월 MRI 스캐너를 이용해 비슷한 방식으로 촬영을 시도한 바 있지만, 당시는 영상이 아닌 스틸 이미지 기록에만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별 제작한 MRI 스캐너에 진통이 시작된 산모를 옮긴 뒤 아이가 산도로 이동하는 단계를 세밀하게 촬영해 최초로 ‘출산과정을 담은 MRI 무비’ 제작에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MRI는 원통형이지만, 병원 측은 특별히 오픈된 MRI를 제작해 조산사가 산모 곁에서 출산을 도울 수 있도록 했다.
산모는 이 MRI 기기 안에서 약 45분간 진통을 겪었으며, 태아가 자궁 밖으로 나와 MRI 기기의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출산 직전까지만 촬영한 뒤 곧장 분만실로 옮겼다.
30초 가량의 이 영상은 생명의 탄생과정을 다각도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학도에게도 매우 유용한 자료로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특별한 경우 실시하는 제왕절개 수술에서도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살피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인과 전문의인 에른스트 베인더는 “태아의 심장박동까지 모니터 할 수 있는 기기를 이용해 출산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