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일본통신] ‘일본판 김선빈’ 우치무라의 무한도전

작성 2012.07.06 00:00 ㅣ 수정 2012.07.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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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23. KIA 타이거즈)은 국내프로야구 최단신 선수다. 프로필에는 165cm로 등록됐고 실제로 봐도 야구 선수치곤 꽤 외소한 체격이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로 부터 2차 6순위로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선빈은 초반엔 김종국(은퇴)의 백업 2루수로 출전하며 경험을 쌓다 지금은 주전 유격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매우 작은 신장으로 인해 프로행이 확실치 않았던 김선빈은 그러나, 주위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쌕쌕이 같은 주루 플레이와 수비, 그리고 밀어치기에 도가 텄다는 인상마저 들 정도로 공수주 3박자를 완벽하게 갖췄다. 야구선수로서 성공하기 위해선 키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인 선수라고 불릴만 하다.

한국에 김선빈이 있다면 일본 프로야구엔 우치무라 켄스케(26.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있다.

우치무라는 김선빈보다 더 작은 163cm의 신장, 그리고 같은 내야수(주로 2루수)로 상당히 빠른 발을 보유한 선수다. 하지만 우치무라는 김선빈과 다르게 프로에 입단하기까지의 과정이 무척 험난했다.

고교 졸업후 프로에 지명되지 못하고 사회인 야구팀인 JFE 서일본 팀에 입단했지만 그곳에서도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여곡절 끝에 스위치 타자로의 전향도 꿈꿨지만 이것마저 여의치 않았던 우치무라는 사회인 야구 3년차때 눈물을 흘리며 야구를 그만 두게 된다. 팀 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한 것이다.

이후 2년간 허송세월을 한 우치무라는 2007년 새로 출범한 독립리그인 BC리그(베이스볼 챌린지 리그) 이시카와 밀리온스타스에 테스트를 받고 입단, 유격수로 뛰며 주전 선수가 된다.

일본의 독립리그 가운데 하나인 BC리그는 2005년 생긴 시코쿠-큐슈 아일랜드 리그에 이어 두번째 리그로 처음엔 4팀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6개팀(나카타 알바렉스 베이스볼 클럽, 도야마 선더버스, 이시카와 밀리온스타스, 시나노 그랜드세로우스 로 시작, 이후 군마 다이아몬드 페가수스, 후쿠이 미라클 엘레펀츠가 합류)으로 늘었고 지금까지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은 이시카와 팀이다.

우치무라는 BC리그 첫해 팀의 리드오프로 출전하며 타율 .291 도루 31개를 기록하며 도루왕에 오른다. 방망이는 모르겠지만 군계일학의 스피드를 지닌 발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던 것이다.

BC리그 첫해 빼어난 활약을 보여준 우치무라는 그해 말(2007년) 일본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육성선수(한국의 신고선수 개념)로 뽑히게 된다. BC리그 출신 첫 프로야구 선수가 된것이다.

2008년 전반기때는 주로 2군에 머물렀던 우치무라는 그러나 후반기 들어 팀의 2루수 주전으로 나서는 경기들이 많아지면서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된다.

당시 감독이었던 노무라 카츠야에 의해 스위치 히터로의 변화를 다시 시도한 우치무라는 무엇보다 좌타석에서 번트를 대고 1루까지 살아 남는 훈련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전해진다. 입단 첫해 비록 47경기에 출전하는게 그쳤지만 타율 .289 도루 9개를 기록하며 눈 도장을 받았다.

이듬해인 2009년 개막 경기부터 1군 엔트리에 들었던 우치무라의 목표는 50도루였다. 전년도 프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타율과 출루율만 어느정도 보장된다면 50도루는 너무나 쉬운 목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침체된 타격은 다시 살아나지 못했고 결국 그해 타율 .162(출루율 .269)에 그쳤다. 도루는 불과 2개 뿐이었다.

절치부심한 우치무라는 2010년 비록 규정타석엔 미달됐지만 첫 3할 타율(.304)과 함께 1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내야수와 발 빠른 선수가 부족했던 라쿠텐 입장에선 우치무라의 성장세가 반가웠던 건 당연했다.

이듬해인 지난해 타율 .271와 함께 31도루를 기록했던 우치무라는 그러나 해가 바뀌어도 늘지 않은 선구안 때문에 반쪽짜리 선수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타율도 타율이지만 특히 엄청나게 낮은 그의 출루율은 루상에서 상대 투수를 흔들어 놓을거란 기대에 훨씬 못미쳤기 때문이다.

결국 우치무라는 올 시즌 도중 요코하마 DaNA 베이스타스의 후지타 카지야와 트레이드 돼 요코하마 유니폼을 입었다. 50m를 5초대 중반에 돌파하는 환상적인 스피드와 천부적인 주루 센스가 방망이 때문에 묻히기엔 너무나 아까운 선수였기에 라쿠텐 입장에선 그의 트레이드가 시원섭섭했을 것이다.

하지만 BC리그에 입단하기 전 그의 모친에게 울면서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할만큼 방황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여엿한 프로 선수가 됐다는 건 키 작은 선수에겐 희망이 되고 있다.

26살 밖에 되지 않는 그의 나이 역시 큰 자산이자 무기다. 물론 지금 한국의 김선빈 처럼 완전한 1군 주전선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작은 키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프로 선수의 꿈을 실현한 우치무라의 도전 정신은 높이 평가 받을만 하다. 올 시즌 현재 우치무라는 타율 .168(출루율 .219) 8도루를 기록 중이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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