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국기는 길이 7m, 폭 4m짜리 초대형으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아이콘 오벨리스크 옆 게양대에 설치돼 있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시 관계자는 “또 하나의 반달리즘(공공시설 파괴행위)이 발생한 듯하다.”면서 “국기가 사라진 경위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이 녹화됐는지 주변에 설치돼 있던 감시카메라를 판독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문제의 국기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날 오벨리스크 주변에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연임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다.
관계자는 “집회가 열리고 있을 때 누군가 국기를 몰래 내려 훔쳐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오벨리스크 옆에 서 있는 국기게양대가 시련을 겪는 건 최근에만 두 번째다.
반달리즘의 공격을 받고 훼손됐던 게양대는 20일 전 새로 설치됐다. 웬만한 공격(?)엔 견딜 수 있도록 시는 초강력 받침대를 설치했다.
콘크리트를 잔뜩 부어 든든한 받침대를 만든 뒤 높이 15m 게양대를 세워 반달리즘에 대비했다.
튼튼한 방어장치를 한 게양대는 예상대로 공격을 견디어냈지만 대신 국기가 납치(?)를 당한 셈이다.
중남미 언론들은 “도둑이 많아진 아르헨티나에서 이젠 국기까지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며 사건을 토픽으로 보도했다.
한편 국기 주변 오벨리스크는 1536년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건립된 걸 기념해 세워진 기념건조물이다.
사진=클라린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