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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 WBC 참가 둘러싼 선수회-야구기구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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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내년 3월에 열리는 제3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올해 여름부터 일본 프로야구 선수회와 일본야구기구(NPB)의 기나긴 싸움은 승자 없이 대회 출전으로 마무리 됐다.

일본야구기구는 선수회에서 요구한 사항 중 가장 핵심적인 수익 문제에 있어 일본 대표팀에 독자적으로 4년간 약 40억엔(한화 580억원)의 이익을 보장했고 이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전담 부서(사무라이 재팬을 이용한 비지니스)를 설치하기로 약속했다.

광고 수익이나 스폰서 그리고 유니폼 로고에 부착된 마케킹 효과에 따른 수익금 역시 상당부분 일본 대표팀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일본은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WBC 출전 여부에 있어 선수회의 요구가 상당 부분 관철돼 수익과 관련된 잡음을 일소했음은 물론, 이제부터는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와 같은 현안에 몰두할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본의 WBC 참가 결정은 결과적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만약 WBC 2연패의 일본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시 야구팬들의 관심이나 국제경기로서 모양새가 빠지는 건 당연하다. WBC 대회 운영사인 WBCI 역시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선수회의 의지와 일본야구기구가 보여준 그동안의 잡음은 결과가 뻔히 도출된 사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선수회 회장인 아라이 타카히로(한신)는 7월에 스폰서권과 상품권을 대표팀에 양도하지 않으면 대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메이저리그의 일방적인 수익 배분이 대회 성적과는 별개로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당시 선수회의 이러한 결정에 NPB의 카토 료조 커미셔너는 “선수회는 무조건 WBC에 참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선수회 입장에서 보면 카토의 말은 굉장히 무책임 한 발언이다. 왜냐하면 선수회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대회를 보이콧 하겠다며 화가 나 있었는데 오히려 NPB는 대회에 참가하겠다며 선수회의 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NPB가 선수회의 의견을 무시했다고도 볼수 있다.

실제로 한참 일본이 WBC에 참가할 것인지 아닌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을 당시 NPB와 WBCI는 일본이 대회에 참가 할 것으로 인식했다. 당시 WBCI의 대화 창구는 선수회가 아닌 NPB였다. 대회 참가 의사 결정은 선수회가 하는게 아닌 NPB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NPB 입장에선 안에서는 선수회와 수익 문제로 싸움을 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일본이 대회에 참가 할것이라며 WBCI에게 최종 통보만 미뤘을 뿐이다.

조금만 시간을 주면 선수회를 설득시켜 일본이 대회에 참가 할수 있을 것이란 무언의 자신감이 내포돼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일본야구기구는 처음부터 그들의 생각대로 선수회의 의사를 수용하며 WBC 참가를 최종 결정했다.

물론 일본의 WBC 대회 참가 결정은 선수회가 아닌 일본야구기구가 결정한다.

그리고 WBCI 입장에서 보면 선수회의 의견은 일본의 내부 사정이기에 직접적인 대화는 NPB와, 그리고 참가 여부 역시 NPB의 결정을 따를 수 밖에 없다.

4일 최종적으로 일본의 WBC 참가 여부가 결정됐지만 선수회 회장인 아라이는 카토 커미셔너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도 그럴게, 카토 커미셔너는 그때까지 선수회에서 결정된게 아무것도 없었던 8월 말에 “일본은 대회에 참가 할 것”이라며 앞서가는 발언을 했었다. 4일 일본의 데일리스포츠를 통해 아라이 회장은 “원래 카토 커미셔너는 일본 대표팀의 권리 획득을 위해 MLB와 싸워야 했지만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그중에는 야구계(선수회)의 의견을 생각치 않으며 무조건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대단한 착각”이라며 카토를 맹비난 했다.

이것은 보기에 따라 상당히 문제가 있는 NPB의 접근 방식이다.

WBC 참가는 자신들이 결정하기에 최종적으로는 그렇게 될것이라고 말을 흘리고 다녔지만 내부적으로 곪아 있던 선수회와의 의견 조율은 전혀 이뤄진게 없었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만약 이번 4일 최종 결정에서 선수회가 WBC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면 NPB는 선수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결정되지 않은 일을 미리 흘리고 다녔다는 원성을 살수 밖에 없었다. 왜 결정되지도 않은 일을 설레발 치며 앞서 갔는지에 대한 아라이 회장의 분노가 수긍할만 하다.

어떠한 일을 처리함에 있어, 그리고 그것이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최종 합의가 결정됐을때 외부에 알리는게 기본이다. 만약 그 과정에서 합의에 실패라도 했다면 뒷 감당은 돌이킬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이 난항을 겪었던 WBC 참가를 결정 한 것은 대회 흥행 등 모든 측면에서 옳은 결정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선수회와 일본야구기구 간의 불협화음은 뒷맛이 씁쓸하다.

한편 일본 프로야구 실행위원회는 2015년 IBAF(국제야구연맹)가 주최하는 ‘프리미어 12’를 일본에서 개최하는 준비에 착수했다.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 된 야구가 향후 부활 할 가능성이 낮은 지금, 또 다른 국제대회가 생긴 셈이다. ‘프리미어 12’는 WBC로 인해 야구 월드컵과 대륙칸컵의 존재 이유가 희미해진 가운데 IBAF에서는 이 두 대회를 폐지하고 ‘프리미어 12’를 새로 신설한 것이다. ‘프리미어 12’ 대회는 명칭 그대로 야구 강국 12개국이 초청 형식으로 개최 된다.

사진=일본 프로야구 선수회 회장 아라이 타카히로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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