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을 느낀 구조대 측은 곧장 전화가 걸린 곳의 위치를 추적해 갔고, 주소가 확보되자마자 경찰과 응급차가 출동했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벨을 눌러도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부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해 결국 구조대는 문을 완전히 부수고 들어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구조를 필요로 하는 환자나 긴급상황 대신 고양이 한 마리만이 고요하게 집을 지키고 있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일자 보도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인 고양이 ‘부르스’는 주인이 집을 피운 틈을 타 장난을 치다 앞발로 전화기의 ‘999’(한국의 119와 같은 영국 응급전화번호)를 눌렀다.
전화가 구조대에 연결됐지만 고양이는 ‘당연히’ 말이 없었고, 이를 알리가 없는 구조대는 투철한 직업정신을 발휘, 결국 집까지 추적해 문을 부수고 들어간 것.
부르스의 주인인 제임스(33)는 그날 저녁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대문이 마구 부서져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집 앞에 다가가자 경찰이 “걱정마세요. 고양이는 무사합니다”라고 말해 의문이 커져만 갔다.
사건의 전말을 모두 들은 그는 “브루스는 전화벨이 울리면 언제나 호기심을 드러내며 전화기 곁으로 달려갔다. 이번에도 호기심을 참지 못해 수화기를 내리고 번호를 누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을 부슨 경찰관들을 절대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의 임무에 충실한 것에 감사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