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TV 드라마에 출연하는 잘 알려진 흑인 배우가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를 상대로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미 언론들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TV 드라마 ‘트레메이(Treme)’에 출현한 유명 배우 랍 브라운(29)는 이날 자신이 뉴욕 맨해튼에 있는 미국 최대 백화점 ‘메이시’에서 인종차별적 수모를 당했다며 해당 백화점과 뉴욕경찰(NYPD)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브라운은 “지난 6월 메이시 백화점에서 어머니에게 선물로 주려고 140만 원 상당 나가는 명품 시계를 골라 계산을 위해 신용카드를 직원에게 준 다음 다른 시계를 둘러보는 순간 3명의 백화점 경비원들이 이유를 밝히지도 않고 그에게 수갑을 채워 보안 구역으로 끌고 갔다”고 밝혔다.
도난 카드를 의심한 경비원의 체포에 브라운은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는 등 수 시간 동안의 수모를 당한 뒤에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사는 소장에서 “단지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아무 잘못도 없이 체포하고 구금한 것은 고객에게 심한 수치감 등 심적 외상을 안겨준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쇼핑검문(shop and frisk)’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뉴욕경찰이 ‘불심검문(stop and frisk)’에 이어 ‘쇼핑검문’에서도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정책을 여전히 펼치고 있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지난 4월에도 19살의 흑인 소녀 트레이온 크리스천은 맨해튼에 있는 또 다른 유명 백화점인 ‘바니’에서 지난 4월 자신의 신용카드로 37만 원 상당의 명품 벨트를 구입하다가 마찬가지로 카드 절도범으로 체포되어 인종차별적 대우를 받았다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 최근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인권 단체들은 해당 백화점 앞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불매 운동을 벌이는 시위를 개최했으며 여러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들 백화점이 흑인이 고가 물품을 살 때에는 도난 카드 등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경비원을 따라 붙게 하는 인종차별적인 내부 방침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뉴욕주 검찰이 조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하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