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사우디리그 알 이티하드와 알 나흐다의 경기. 2-2로 두 팀이 팽팽히 맞선 후반 14분 알 나흐다 골키퍼 타시르 알 안태프가 공을 잡았다.
하지만 공을 걷어 내려는 순간 상대팀 공격수 좁슨이 다가가더니 갑자기 허리를 숙였다. 그러더니 좁슨은 상대방 골키퍼 알 안태프의 풀어진 축구화 끈을 묶어주기 시작했다.
장갑을 끼고 있는 골키퍼가 축구화 끈을 묶기 위해서는 장갑을 벗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었다. 관중은 상대를 배려하는 선수의 모습에 박수를 보냈고 이 둘은 하이파이브를 한 뒤 다시 경기를 재개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골키퍼가 6초 동안 공을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 지연 행위로 간주하고 알 나흐다의 파울을 선언한 것이다. 알 이티하드는 알 나흐다 골문 바로 앞에서 결정적인 간접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알 이티하드 선수들은 잠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더니 공을 일부러 골문 밖으로 걷어냈다. 두 번에 걸친 페어플레이에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고 결국 경기는 4-4 동점으로 사이좋게 막을 내렸다.
김현회 스포츠 통신원 footballavenue@nate.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