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앞세운 이색 시위가 브라질에서 열렸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NGO) ‘리우데파스(평화의 리우)’는 최근 브라질 의회당 앞에서 웨딩퍼포먼스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나선 여자는 곱게 웨딩드레스를 입고 한 손에 브라질 국기와 축구공을 받쳐들고 있다. 잔뜩 화난 표정이 결혼, 월드컵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또 다른 손을 허리에 얹고 있는 것이 당장 말싸움이라도 해보자는 분위기다.
시위는 브라질 체육부장관의 최근 발언이 발단이 됐다. 알도 레벨로 브라질 체육부장관은 월드컵 경기장 준공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결혼식에 가면 항상 신부는 늦게 도착한다. 월드컵 경기장 준공이 늦어지는 것도 비슷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부가 늦는다고 결혼식이 무산된 경우는 한번도 못 봤다”면서 “경기장 준공이 늦어지고 있지만 월드컵은 열리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단체는 공사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브라질 정부가 애꿎은 신부를 들먹거리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퍼포먼스 시위를 벌였다.
단체 관계자는 “월드컵 경기장 준공이 늦어지고 있는 것과 신부의 지각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을 위해 지금까지 6개 경기장 공사를 마쳤다.
나머지 6개 경기장 중 쿠리치바, 쿠이아바, 상파울루 등 3개 경기장은 국제축구연맹(FIFA)가 정한 마감기한인 올해를 넘겨 완공될 예정이다. 상파울로 경기장의 경우 월드컵을 2달 앞둔 내년 4월에야 완공될 전망이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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