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학술지 ‘병원감염학’(Journal of Hospital Infection) 12월호에 실린 이 놀라운 연구 성과는 동료 간 농담으로부터 시작됐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학 의대 외과의 성형과 손 외과 전문의 W 토마스 매클렐런은 동료 2명과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MRSA는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어 치료가 어려운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균으로 잘 알려졌으며, 병원내 감염의 원인이 된다.
매클렐런은 동료들에게 “MRSA에 감염된 환자의 방에 들어갈 때는 가운을 착용하고 손을 씻지만, 그곳에는 가운을 착용하지 않은 환자의 가족이 있다”면서 “(손에) MRSA가 부착된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무래도 그들과 악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때 매클렐런은 악수 대신 평소 자신의 아이들과 나누는 주먹 인사(피스트 범프)로 대신하는 것을 떠올렸다.
매클렐런은 병원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주먹 인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MRSA가 우리의 생활에 매우 밀접해 있기 때문. 마트 등에 갈 때는 장바구니의 손잡이를 항균 티슈로 닦는 것이 이롭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알코올 제균제를 배치하지만 이 같은 효과가 통하지 않는 세균도 있다. 생활 속에서 다양한 병원체에 접촉하는 것을 염두에 두면 가능한 접촉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매클렐런은 설명했다.
또 주먹 인사는 주로 쓰지 않는 손의 부위로 접촉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때 쓰는 손안 쪽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수시로 손을 씻거나 향균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매클레런은 경고했다.
매클렐런은 주먹 인사는 논문 발표 이후 병원 내에서 유행이 됐다고 말한다. 악수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악수를 하지만 되도록 주먹 인사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매클렐런이 참여한 연구팀은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H1N1이나 조류 인플루엔자 등의 바이러스성 병원체의 증가로 박테리아보다 훨씬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여겨지는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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