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를 안은 여성과 기다란 장총.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이것이 현실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내전이 한참인 시리아의 여인들이다.
미국 출신의 사진작가 세바스트라노 토마다(Sebastiano Tomada)는 시리아에서 포착한 여성 시민군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은 현재 시리아 서북부의 알레포에서 야만적이고 난폭한 내전을 치르고 있다. 정권에 반대하고 가족을 지키려는 여성들은 스스로 총을 들었다. 아이를 돌봐줄 이가 없으니 총을 들지 않은 다른 팔로는 아이를 안아야 했다.
그녀들은 입을 모아 “독재 정권과 그들의 부하들로부터 불평등한 대우와 굴욕을 받아왔다”고 주장한다.
시민군 중에는 70세가 넘은 고령자도 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올해 72세인 아메드는 정부군의 과격진압 때문에 고향을 잃고 알레포의 시민군이 됐다.
아메드는 “정권과 싸우기 위해 무기를 들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여성은 27세의 베니페트는 여성평등을 위해 총을 들었다. 그녀는 “내 삶과 자유를 위해 싸운다. 나의 싸움이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이제 갓 20살이 된 ‘꽃다운’ 시민군도 있다. 그녀는 “내 남편이 시민군 맨 앞에 서서 싸우다 결국 죽었다. 나 역시 남편을 따라 시민군의 가장 앞에 설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현재 이 시민군 내에는 약 150명의 여성이 활동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총 17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민간인이었다고 발표했다. 올 1월 한 달동안 사망한 민간인은 6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시리아 여성 암살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국제사진대회인 프랑스 PX3(Prix DePhotographie Paris)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