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를 몸에 착용하고 당당하게 미인대회에 출전한 20세 여성이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올해 20세인 시에라 샌디슨은 최근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에서 열린 미인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녀의 우승이 남다른 이유는 심사장마다 빠지지 않고 ‘동행’한 작은 기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정도 되는 크기에 검은색의 투박한 외형을 가진 이 기기의 정체는 다름 아닌 인슐린 펌프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그녀는 인슐린이 균형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배터리로 전원이 공급되는 소형장치인 인슐린 펌프를 언제 어디서나 휴대해야 한다.
드레스나 수영복 심사 등 주머니가 없는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서야 할 때마다 난감할 법도 하지만, 그녀는 특유의 당당함과 긍정으로 맞섰고 결국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샌디슨은 수영복 심사 당시 하의 오른쪽에 인슐린 펌프를 장착했고, 평상복 심사에서는 아이다호 띠에 펌프를 매달아 마치 액세서리처럼 활용했다.
이런 지혜가 빛을 발했고, 그녀는 결국 치열한 경쟁을 물리치고 미스 아이다호 퀸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오는 9월에는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미스 아메리카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샌디슨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2012년부터 병을 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병을 숨기려 노력했지만 지금은 정 반대”라면서 “나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가진 병이 나의 아름다움을 막지는 못한다”면서 “당신이 인슐린 펌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