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호주 해안 지역 등에서 대형 상어들에 의한 인명 피해가 실제로 발생되고 있는 만큼 상어 종을 온순한 해양 동물로 보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상어가 유독 사람만을 대상으로 식인을 밥 먹듯 하는 종이라 인식하는 것도 불필요한 오해라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상어가 생각보다 포악하지 않다는 점을 온몸을 던져 알려주는 사진작가의 이미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는 영국 출신 상어 근접촬영 전문 사진작가 앤디 무르츠(47)가 촬영한 각 상어들의 상세한 사진들을 30일(현지시각) 소개했다.
거의 5m에 달하는 육중한 몸체의 백상아리가 보기 만해도 소름끼치는 이빨을 렌즈를 향해 드러내고 있다. 화가 난 것일까? 하지만 백상아리의 입가와 눈을 보면 살짝 웃음기가 배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왼쪽 아래에 살짝 드러나 있는 무르츠의 엄지손가락은 마치 모델을 향해 “지금 표정 좋았어!”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보통 백상아리와 같은 바다 생물을 촬영할 때는 사진작가의 신변보호를 위해 안전망 속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르츠의 사진은 안전망 속에서 도저히 닿을 수 없는 백상아리의 근접 모습을 담고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무르츠는 안전장치 없이 맨 몸으로 이들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지난 15년 간, 바다 포식자들의 근접 사진을 촬영해온 무르츠는 사람들이 생각과 다르게 이들이 그리 포악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사실 백상아리를 비롯한 바다 포식자들은 수중다이버나 카메라 보다는 그들만의 먹이 사냥에 더 관심이 많을 뿐, 별다른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안전망 같은 장비는 촬영에 불편을 주고 바다 생물과의 거리를 더욱 멀어지게 해 자연 그대로의 실감나는 사진을 원하는 무르츠에게는 크게 필요하지 않다.
물론 조심할 필요는 있다. 바다 생물들은 그들의 습성과 생활방식이 침해당했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공격해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르츠는 수중 다이빙 시 옷을 시각적으로 편안한 검은색이나 푸른색으로 통일해 이들을 자극시키지 않도록 한다.
무르츠는 심지어 상어들이 가장 민감해지는 먹이사냥 때에도 겁 없이 접근해 사진을 촬영한다. 심지어 유인용 생선과 섬광 등을 이용해 상어들을 유혹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어들은 무르츠가 건넨 생선만을 물어뜯을 뿐, 그 밖에 위해를 가한 적은 없다.
무르츠는 백상아리 뿐 아니라 고래상어, 귀상어, 청상아리 등 다양한 종류의 상어들을 촬영해왔다. 그는 “상어 종마다 특성이 모두 다르며 이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상어들을 헤아릴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이를 빠른 반사 신경과 카메라 장비에 연결시키면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현재 상어는 오히려 인간에게 위협을 받고 있으며 개체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보존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