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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안긴 ‘원숭이 유명 셀카’ 저작권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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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촬영돼 전세계에 웃음을 안긴 원숭이 셀카 사진 한장이 다시 화제로 떠올랐다.

최근 사용자 참여의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미디어(Wikipedia)측은 이 원숭이 셀카 사진에 대한 저작권자의 삭제 요청을 거절했다. 이유는 원숭이가 직접 찍은 사진이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 저작권자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

화제의 사진은 인도네시아 중앙부에 위치한 술라웨시 섬에서 촬영된 원숭이 셀카. 당시 이 지역을 여행 중이던 영국 사진작가 데이비드 슬레터(48)는 멸종위기에 놓인 한 무리의 검정짧은꼬리원숭이들을 만났다.

사건은 사진을 촬영하려고 준비하던 중에 발생했다. 한 호기심 많은 원숭이 한마리가 그의 카메라 중 하나를 훔쳐가 버린 것. 이 원숭이는 카메라가 신기했던지 여기저기 만지작 거리다 우연히 셔터를 누르기 시작해 수많은 사진들을 촬영했다.

나중에 원숭이 무리에서 카메라를 다시 찾은 슬레터는 저장된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포커스가 맞지 않은 흐릿한 사진이 많았지만 나중에는 ‘감 잡았다’는 듯 그럴듯한 ‘작품 사진’(?)을 남겼기 때문이다. 특히 이중 이빨을 드러내고 웃는 셀프 사진은 원숭이 최고의 ‘명작’이 됐다.


바로 이 ‘작품’이 이번에 저작권 논란이 붙은 문제의 사진이다. 슬레터는 위키피디아 측이 이 사진을 자신의 허락없이 공개한 것은 물론 다운로드까지 받을 수 있게 했다며 삭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위키피디아 측의 입장은 단호했다.

위키피디아는 “이 사진은 인간이 아닌 비 인간이 찍은 것이기 때문에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는 공공의 재산”이라며 슬레터의 요청을 거절했다. 슬레터로서는 당연히 분통 터질 일.

슬레퍼는 “이 사진이 무단으로 유통돼 적어도 3만 달러(약 30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잃었다” 면서 “문제의 사진을 원숭이가 찍은 것은 맞지만 나와 내 카메라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는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진이 공공의 재산인지 판단하는 것은 위키피디아가 아닌 법원”이라면서 “현재 미국 변호사와 접촉해 공식적으로 법적 소송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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