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은 물고기를 모아두는 펠리컨의 턱 주머니 같은 구조를 지닌 익룡 화석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과학원(CAS)의 왕 샤오린 박사와 브라질 국립박물관의 알렉산더 켈르너 박사가 공동으로 이끄는 연구팀이 중국 동북부 지우포탕 지층에서 아래 턱 끝 부위에 특징적인 판 모양의 돌출부가 달린 익룡 화석을 발견했다.
이 지층에는 약 1억 2000만 년 전 백악기 초기에 서식하던 다양한 생물의 화석이 뭍혀 있는 데 서로 가까운 위치에서 이런 특징을 지닌 표본 2체가 발견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 이상한 생김새의 익룡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SF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익룡을 닮은 비행 생물 ‘이크란’과 라틴어로 용을 뜻하는 ‘드라코’라는 이름을 따서 ‘이크란드라코 아바타르’(Ikrandraco avatar)라는 학명을 붙였다.
연구팀은 이크란드라코의 턱에 후크 모양의 돌출부에 신축 가능한 턱 주머니가 매달려 있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익룡이 이런 특징을 갖는 가설은 일부 화석 표본에서 볼 수 있는 부드러운 피부 주름의 흔적에 따라 제기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 확증은 얻을 수 없었다. 오늘날 펠리컨은 이런 목 밑에 처진 살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면서 “이 익룡은 인근 호수의 수면 위를 저공 비행하면서 수중에 아래 턱을 내리는 것으로 물고기를 잡았다”고 밝히고 있다.
익룡의 목 밑에 처진 부위는 먹이를 넣어두면서 그대로 사냥을 계속하는 역할을 하거나 먹이와 함께 들어온 물을 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한다.
익룡은 공룡의 근연종으로 약 2억 2500만 년 전부터 6500만 년 전까지의 시대에 살고 있었다. 지금까지 약 100여 종이 발견됐으며 그중에는 날개 폭이 13m에 이르는 거대 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츠’(Scientific Reports) 11일 자로 게재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