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듀크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아프리카 케냐 킬리만자로산 야생에 사는 204마리의 암컷 개코원숭이를 분석한 논문을 ‘영국왕립학회보’(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호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원숭이의 생물학적 특성보다는 사회성에 포커스를 맞춰 진행됐다. 그간 다른 연구에서도 동성과 활발한 교류를 갖는 쥐와 돌고래가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팀이 주목한 개코원숭이의 행동은 서로 털을 골라주는 것. 더러운 물질을 골라내는 이같은 행동은 원숭이에게 있어서는 친밀감의 표시로 인간과 비유하면 친구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것과 같은 셈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조사결과 동성 간 혹은 수컷에게 이 행동을 자주하는 암컷 개코원숭이 모두 소위 ‘솔로’보다 오래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로 보면 동성과 이 행동을 자주하는 암컷 개코원숭이는 솔로에 비해 특정 기간 중 죽을 확률이 34%, 수컷과 이 행동을 하는 암컷은 무려 45%나 그 비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같은 이유를 서로의 털을 자주 골라주는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아치 박사는 “수컷과 교류하는 암컷 개코원숭이가 가장 오래사는 이유는 아마도 다른 수컷 혹은 여러 괴롭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원숭이 세계에 있어서도 사회적 교류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