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태초의 우주 모습 간직한 ‘느림보’ 은하 발견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육분의자리 A’(Sextans A) 은하
ESA/NASA/JPL-Caltech/NRAO


태초의 우주 모습을 간직한 두 은하를 천문학자들이 확인했다. 이들 ‘느림보’ 은하는 마치 매마르고 척박한 땅에서 싹을 틔우려고 애쓰는 꽃처럼 엄청나게 더딘 속도로 별을 형성하며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나사) 산하 적외선처리·분석센터(IPAC)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나사의 스피처 우주망원경과 은하진화탐사선(GALEX, 겔렉스), 그리고 유럽우주기구(ESA, 에사)의 허셜 우주망원경의 임무로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해 일반적인 은하보다 진화 속도가 10배 가량 느린 두 은하를 확인했다.

이들 은하의 확인은 천문학자들이 우리 우주에서 최초의 별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를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에서 검토된 은하 속 별들은 수십 억 년 전에 최초의 별이 열악한 상태에서 생성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당시 우주는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인 철과 같은 ‘중금속’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IPAC의 수장인 조지 헬루 박사는 “우주에서 중금속은 어떤 면에서 별의 형성을 돕기 위한 비료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난징대 출신 쉬용(Yong Shi) 연구원이 이끈 이번 연구에서는 ‘육분의자리 A’(Sextans A)와 ‘ESO 146-G14’로 불리는 두 저(低)성장 은하를 주목했다. 첫 번째 은하는 지구로부터 약 45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또 다른 은하는 이보다 7만 광년 더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은하를 천문학자들은 ‘대기만성형’이라고 말한다.

헬루 박사는 “금속이 부족한 은하는 초기 우주에서부터 남겨진 섬들과 같다”면서 “상대적으로 우리와 가까이 있어 특히 과거의 창(窓)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은하는 상대적으로 가깝다는 것이지 아직 제대로 관측하기에는 너무 희미해 초기 별 형성 과정을 연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다중 파장이라는 접근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빛 중에서 파장이 가장 긴 적외선을 관측한 허셜의 데이터는 천문학자들이 차가운 먼지 속에 파묻혀 있는 별들을 볼 수 있게 했다. 그런 먼지는 우주 영역에서 별 형성의 재료인 가스의 총량을 나타낸다.

다른 망원경들을 사용한 관측에서는 이 먼지가 차가워 관측이 어렵다. 반면 허셜은 그런 먼지가 발하는 아주 약한 빛을 포착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미국 뉴멕시코주(州) 소코로에 있는 국립전파천문대(NRAO)의 젠스키 전파 망원경망(VLA)과 호주 나라브리에 있는 호주전파망원경배열(ATCA)에서 은하 일부 가스를 전파 측정했고, 스피처와 겔렉스에 보관돼 있던 데이터를 사용해 별 형성 비율을 분석했다.

스피처는 새롭게 탄생한 별들에 의해 달궈진 먼지로부터 나온 더 짧은 파장의 적외선을 관측했고 겔렉스는 빛을 발하는 별에서 나온 자외선을 포착했다.

천문학자들은 이런 데이터를 합쳐 이런 ‘대기만성’ 은하가 일반 은하보다 10배 정도 늦게 별을 형성하며 성장하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쉬용 연구원은 “별의 형성은 그런 환경에서 매우 비효율적”이라면서 “극도로 금속이 부족한 인근 은하는 수십 억 년 전에 우리 은하의 모습을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16일 자로 게재됐다.

사진=ESA/NASA/JPL-Caltech/NRAO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사망자 30만명 예상”…日 사흘간 지진 300회, ‘7월
  • 114세 초고령 할머니가 밝힌 ‘장수 비결’ 음식은 ‘이것’
  • (영상) 결국 지옥문 열렸다…주고받는 미사일로 초토화 된 이
  • 나라 망신…한국 50대 男, 필리핀 13세 소녀 임신시키고
  • 6세 소녀와 결혼한 45세 남성 얼굴 공개…‘경찰’ 반응은
  • (영상) “다른 남자에게 성폭행당해 임신한 여친, 용서 못
  • (영상) 외계인이 쓰는 물건인가…하늘 둥둥 떠다니는 금속 구
  • “36세인데 17세로 보인대요” 동안 호소남 등장에 시끌시끌
  • “토끼 보러 갈래?” 中 7세 성폭행 살해범, 사형 처해져
  • 이스라엘 과학 자존심 ‘화르르’…바이츠만 연구소 이란 공습에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