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의 한 호주 청년이 상어와의 사투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 남았다. 서핑을 하던 그는 상어 머리 위에 뛰어 오르는 시도까지 감행했다.
수준급 서퍼인 라이언 헌트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호주 '나인 네트워크' 방송에 출연해 전날 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250 킬로미터 쯤 떨어진 왈라비 포인트 해안에서 상어와 사투를 벌인당시 상황을 전화통화로 설명했다. 그는 왼쪽 발과 장단지 부위를 크게 상처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어가 자신을 공격하자 먼저 서핑보드에서 뛰어 내렸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는 파도를 타다 보드에서 뛰어 내려 상어 머리에 올라 탔습니다. 상어가 내 발에 달라붙기 전까지는 무슨 바위 위에 내려선 느낌이었어요."
그는 두 번에 걸쳐 상어를 발로 힘껏 내려 찼고, 그러자 상어는 그의 다리 사이에서 빠져 나갔다고 회고했다. 그런 후 해변으로 가까스로 기어 나오니 친구가 응급처치를 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병원으로 실려 가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고 말하며 당시 위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불과 2주 전에도 윈드서핑을 하던 13세의 소녀가 상어의 공격을 당해 역시 발과 장단지 부상을 입은 일이 발생했다. 실제로 호주 해안가에 상어가 출몰하는 일은 비일비재하여 지난 10년 동안 20여 명이 상어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상어 공격으로 인한 피해 대부분은 호주 서부쪽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상어 출몰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과 2012년엔 10개월 동안 상어의 공격으로 5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렇듯 상어 피해가 잦은 호주에선 현재 상어 피해자를 위한 페이스북 그룹 'Bite-Club'까지 창설되어 운영 중이다. 이 클럽은 상어공격과 같은 악몽을 겪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끔찍했던 경험을 서로 나누면서 그때의 악몽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진=위는 상어 출몰의 위험을 알리는 호주 해안가 표지판(출처 dpa), 아래는 자료사진(fotolia)
최필준 독일 통신원 pjcho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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