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사건현장에서 흑인을 사살해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키는 미국 경찰들을 옹호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워싱턴 주립대 연구팀은 30명의 현직 경찰을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 실험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얻어진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무장한 용의자와 마주친 경찰이 총을 쏠 때 과연 인종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지 알기 위해 시작됐다. 연구방법은 이렇다. 먼저 실제 상황처럼 개발된 비디오 게임에 이들 경찰들을 투입해 총을 든 용의자와 마주치게 했다. 그 결과 경찰이 방아쇠를 당기는데 걸린 시간이 백인 용의자는 평균 1.37초, 흑인은 1.61초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시에 조사된 뇌의 반응은 이와 정반대로 나타났다. 경찰이 백인보다 흑인 용의자를 훨씬 더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실험에 참가한 경찰(백인 85%)들은 백인보다 훨씬 더 위험하게 느끼는 흑인에게 총쏘는 것을 오히려 주저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이유를 심리적인 부담에서 찾았다. 연구를 이끈 로이스 제임스 교수는 "경찰들은 총을 발사한 후 발생할 수 있는 인종차별등 여러 문제에 대한 우려를 갖고있다" 면서 "이 후폭풍을 우려해 총을 쏘는 것에 대해 일시적으로 정지상태가 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 단위에 불과한 이 차이가 실제 사건 현장에서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