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외교관이 길에서 난투극을 벌였다. 싸움은 일단 막을 내렸지만 외교관에게 주먹을 휘두른 경찰과 핵이빨로 상대를 공격한 외교관은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건은 최근 볼리비아의 라파스에서 벌어졌다.
문제의 경찰은 오전근무를 하다 음주운전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정지 명령을 내렸지만 자동차는 멈추려하지 않았다.
가까스로 경찰이 세운 자동차에선 베네수엘라 대사관에 근무한다는 외교관이 내렸다. 그는 "면책권 있는 외교관이야. 볼리비아에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며 경찰에게 대들었다.
경찰은 "면책권과 음주운전이 무슨 상관이냐. 규정대로 처벌을 받으라"고 했지만 외교관은 막무가내였다. 말싸움은 곧 밀고당기는 몸싸움으로 번졌다.
뒤엉켜 싸우던 외교관은 경찰의 코를 물어뜯었다. 얼마나 세게 물어뜯었는지 경찰의 코에선 살점이 일부 떨어져나갔다.
외교관도 무사하지 못했다. 아마추어 권투선수인 경찰에게 흠씬 얻어맞은 외교관의 얼굴은 엉망이 됐다.
사건은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두 사람의 말싸움으로 번졌다.
외교관은 "경찰이 무리하게 단속을 하면서 벌어진 사건"이라며 "경찰에게 맞아 턱뼈를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경찰의 과실이 분명한 만큼 민형사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외교관이 시작한 공격이었다고 맞받았다. 그는 "면책권 운운하며 외교관이 먼저 달려들었다"며 "코를 물어뜯긴 뒤 정당방위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볼리비아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익명의 대사관 관계자는 "사건에 휘말린 사람이 베네수엘라 외교관인 건 맞지만 휴가 중 벌어진 사건이라 정확한 경위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진=코레오델수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