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혼율 해마다 상승하는 중국
현재 중국에서 결혼 적령기에 있는 미혼남녀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4배인 2억 명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정부 공식 통계로는 남성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결혼 못 한 여성도 상당수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에서는 결혼 못 한 남녀를 각각 셩난(剩男), 셩뉘(剩女)라고 부른다. 우리말로 잉남, 잉녀 즉 남겨진 남자와 여자이지만,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많아 중국에서는 그렇게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결혼이 미뤄져 결국 하지 못하게 되는 배경에 대해서 이 매체는 경제 성장과 고도로 정보화된 사회가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경제가 급성장한 중국 도시 지역에서는 생활리듬이 빨라졌고 업무 과중도 심해져 많은 젊은이가 결혼을 연기하고 있다”는 가설이 있고 “개인의 가치관이 변해 수많은 젊은이가 가능한 한 자유로운 싱글 생활을 즐기려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결혼에 별로 의미를 두고 있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해 남성에 의지하지 않고도 자유롭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 결혼 못하고 있는 여성이 도시에 넘쳐
이에 대해 이 매체는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몇몇 사례도 공개했다.
첫 번째 예는 30세 여성 카이(蔡) 씨이다. 그녀는 현재 다롄에 있는 외국계 기업에서 연봉 20만 위안(약 3500만원)을 받고 있어 중국에서는 고연봉자로 분류된다. 이미 집도 있고 외모나 스타일도 좋아 주위에서 보면 동경의 대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애인이 없다. 그녀는 지방에서 도시의 대학으로 진학해 졸업한 뒤 면접의 난관을 돌파하고 첫 직장으로 독일계 고급 화장품 업체에 취직했다. 업무 능력이 좋고 실력을 계속 갈고닦아 꾸준히 승진하면서 더 좋은 곳으로 이직도 했다. 또 그녀는 자기 일을 매우 소중히 생각하여 매사 열심히 일했고 어느새 일이 그녀의 모든 것이 돼 있었다. 결혼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는 나중 일이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남다른 외모에 능력까지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29세가 된 시점에서 그녀도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두세 명의 남성과 만나봤지만 결혼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이는 중국에서 여성이 30세 이후가 되면 모든 남성이 결혼 상대로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 이제 그녀는 이혼 경력이 있는 남성과 결혼하는 길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범람할 정도로 많은 정보가 여러 젊은이의 마음을 미혹하고 판단과 결단력을 흐리게 해 시간이 흘러도 지금까지 고수해온 삶의 터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상황일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또 다른 예는 상하이 출신 여성 거(葛)씨다. 그녀는 올해 32세가 됐다. 그녀는 매일 인터넷상의 결혼정보 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영화와 TV 드라마 등에서 보았던 러브스토리에 빠져 자신도 언젠가는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능력도 외모도 가정도 일반적인 수준이지만 영화와 TV의 영향을 받아 남들보다 특별한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여성을 중국에서는 ‘꽁쥬삥’(公主病)이라고 부른다. 이는 우리나라의 공주병과는 약간 다른 의미인 데 자신을 백설공주와 같다고 착각하는 것을 빗댄 말이다.
◆ 데이트 사이트 통한 만남이 활성화
중국에서는 데이트 사이트를 통한 만남이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전에는 여러 데이트 사이트가 무료였지만,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주요 사이트는 모두 유료로 상대방에게 온 구애의 메시지를 확인하는 데만 1회 2위안(약 350원)을 내야 한다. 연간 300위안(약 5만 2400원)을 쓰면 VIP회원이 될 수 있고 메시지를 수 회 무료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잉남·잉녀의 수가 늘면서 현지 사이트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