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바퀴벌레가 세계적인 피자브랜드를 잡았다.
바퀴벌레 파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페루 도미노피자가 셔터를 내리고 전 매장 무기한 임시휴업에 돌입했다고 현지 언론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루 도미노피자는 "임시휴업기간 중 외부 기관에 의뢰해 위생관리의 문제점을 밝혀내고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피자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회사에 대한 사회적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태는 바퀴벌레 한 마리에서 발단됐다.
리마에 살고 있는 한 기자에게 배달된 피자에서 죽은 바퀴벌레가 나왔다. 피자를 먹다가 죽은 바퀴벌레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 기자는 전화를 걸어 항의했지만 매장 측은 "공짜로 다시 피자를 보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화가 치민 기자는 그길로 바퀴벌레가 모짜렐라 치즈에 파묻혀 죽어 있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도미노피자에서 죽은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고발한 사진이 순식간에 SNS을 타고 퍼지면서 여론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언론이 나서서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급기야 페루 보건부가 현장 확인에 나섰다. 문제의 피자를 배달한 리마 카마초 지역의 매장을 방문한 보건부 단속반은 눈을 의심했다. 도미노피자의 위생관리는 엉망이었다. 조리실엔 바퀴벌레가 들끓고 있었다.
심각성을 감지한 보건부가 단속을 다른 도미노피자 매장으로 확대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또 다른 매장의 조리실에는 바퀴벌레뿐 아니라 쥐의 배설물까지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단속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일부 도미노피자 매장이 위생당국의 단속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도미노피자, 바퀴벌레피자 새로 개발했나?" "브랜드피자도 믿을 게 못되네" "도미노피자 사죄하고 문닫아라"는 등 인터넷엔 비판이 쇄도했다.
궁지에 몰린 회사는 2일 밤 임시휴업을 발표했다. 페루 도미노피자는 "다시 영업을 재개할 때는 제품과 서비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휴업기간은 밝히지 않았다. 페루 도미노피자는 종업원 5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피자 100만 판을 구어내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