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남편의 치밀한 살인 계획이 실패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사고였을까?
최근 영국에서 영화 '마누라 죽이기'의 소재로나 어울릴 법한 희한한 사건이 전해져 관심을 끌고있다.
현지 경찰이 '살인 미수'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인 이 사건의 용의자는 영국 왕립 육군훈련소의 낙하산 교관인 에밀리 실러스(35). 그는 지난달 5일(현지시간) 부인 빅토리아(39)와 함께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솔즈베리 평원 위를 날아올랐다.
비행기가 4000피트 상공 위에 오르자 문이 열리고 곧 부인 빅토리아가 홀로 뛰어내렸다. 스카이다이빙에 경험이 많은 그녀였기에 시속 160km의 속도로 멋지게 낙하했지만 사고는 이때 터졌다. 마치 악몽을 꾸듯 낙하산이 펴지지 않은 것.
이에 크게 당황한 것도 잠시, 곧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보조 낙하산을 당겼다. 그러나 이 또한 펴지지 않자 억지로 낙하산을 작동시킨 끝에 일부가 펴진 상태에서 바닥에 추락했다. 사고 여파로 빅토리아는 다리와 갈비뼈, 쇠골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사고 후 놀란 남편은 "하늘이 도와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며 가슴을 쓸어내렸으나 최근 불의의 사고가 살인 미수 사건으로 급반전 됐다. 경찰 수사 결과 낙하산을 펴는데 필요한 중요 부품을 누군가 고의로 빼낸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현재 남편 에밀리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해 체포한 상태" 라면서 "사라진 부품을 어딘가에 버렸을 것으로 보고 이를 찾고있다"고 밝혔다. 이어 "낙하산이 부분적으로 나마 펴져 속도가 줄고 빅토리아가 경험이 많은 덕에 기적적으로 산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