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반입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어 스페인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페인 남부 알헤시라스 항에서 과일 컨테이너 속에 숨겨진 코카인 200kg이 발견됐다.
중미의 한 국가에서 스페인으로 건너간 컨테이너는 얼핏 보면 평범한 과일 컨테이너 같았다. 도어를 열자 신선한 파인애플이 가득했다.
하지만 정밀 검사를 해보니 속사정(?)은 달랐다.
파인애플은 속을 교묘하게 파낸 '깡통 과일'이었다. 속엔 코카인이 가득했다.
경찰 관계자는 "파인애플의 속을 모두 파내고 노란색으로 위장한 코카인을 가득 채우는 수법으로 세관을 속이려 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일명 '코카인애플'을 수입한 업체는 스페인의 수입상이었다. 수입상 대표는 남미 콜롬비아 출신이었다. 콜롬비아는 마약산업이 성행하는 대표적인 남미국가 중 하나다.
경찰은 "사건과 연루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며 "수사가 확대되면 더 많은 용의자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중남미 마약카르텔은 유럽으로 마약을 밀매하면서 언어와 문화가 비슷한 스페인을 유럽의 거점국으로 삼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도 대형 항구로 꼽히는 알헤시라스에는 마약을 실은 컨테이너가 몰려들고 있다.
스페인 경찰은 지난해 알헤시라스에서 컨테이너에 숨겨진 코카인 2500kg를 발견했다.
마약을 운반하는 수법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가슴성형에 사용되는 보형물이나 가발, 의족 등에 코카인을 숨겨 운반하는 등 운반수법이 교묘해져 경찰이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스페인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