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미국 백악관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었다. 한 남자가 흉기로 무장한 채 백악관 철제 담장을 뛰어넘어 대통령 관저 현관문 부근에서 체포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심장부'가 뚫려 사건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남자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더 큰 논란이 일었다. 이 남자가 과거 이라크 참전 용사로 활약한 오마르 곤잘레스(43)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무려 12년 동안 복무한 그는 제대이후 '외상후 스트레스'(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판정을 받아 정상적인 삶이 힘든 사람이 됐다. 백악관 침입 이유에 대해서도 그는 "대기권이 붕괴되고 있어 이 사실을 오마바 대통령에 알리고 싶었다"고 횡설수설할 정도.
이 때문에 미 언론은 곤잘레스가 단순한 침입자가 아니라 희생자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열린 재판에서 미 검찰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곤잘레스에게 징역 21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맞춰 검찰은 여론을 의식한듯 곤잘레스가 가지고 있던 각종 무기들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에서도 드러나듯 곤잘레스는 자신의 집과 차에 분대 병력 정도는 거뜬히 무장시킬 만한 여러 정의 소총과 800여 발의 탄환, 각종 대검, 도끼들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흉기로 무장한 피고가 무단으로 백악관에 침입해 직원, 경호원, 시민들에게 불안을 안겼다" 면서 "자신의 병명을 알면서도 계속적인 치료도 게을리 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이 사건의 판결이 오는 15일 쯤 나올 예정" 이라면서 "곤잘레스에 대한 동정론도 만만치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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