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땅콩회항’ 사건과 매우 유사한 황당 사건이 해외에서도 벌어졌다.
미국 시카고선타임즈,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유나이티드에어라인 소속 항공기는 이탈리아 로마를 출발해 미국 시카고로 향하는 도중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공항에 임시 착륙했다.
당시 이 비행기에는 총 282명의 승객이 탑승한 상태였는데, 이중 한 승객이 “너츠(Nuts)를 더 달라”며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
문제를 일으킨 승객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제레미아 마티스 테드(42)로 미국과 이탈리아 시민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승무원에게 끊임없이 기내에서 간식으로 제공되는 ‘너츠’를 요구했다. 승무원들이 너츠를 제공하자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더 가져다 줄 것을 요구했고 결국 기내에서 일어서 욕설을 하며 소란을 일으켰다.
승무원들로부터 사건을 접한 기장은 해당 남성이 다른 승객뿐만 아니라 안전한 비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해 영국에 임시 착륙했다.
이 때문에 기내에 탑승한 280여 명의 승객들은 한 시간이 넘도록 비상 착륙공항에서 대기해야 했고, 유나이티드에어라인 측은 5만 ℓ의 연료를 더 제공하면서 무려 약 6억 1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더 써야만 했다.
문제의 남성은 지나친 행동으로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한데다 승무원까지 폭행한 죄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유나이티드에어라인 항공사는 그로 인해 발생한 추가 비용과 관련해서도 보상을 청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벨파스트 국제공항의 한 관계자는 “한 승객이 이륙한 지 15분 후부터 승무원들을 향해 너츠 또는 크래커를 달라며 소동을 부렸고 결국 비행기가 비상착륙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본인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현재 이와 관련한 자세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