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 중 하나인 침팬지도 과연 음악적인 능력이 있을까? 프랑스 연구팀에 의하면 그 대답은 '그렇다' 이다.
최근 스트라스부르 대학 연구팀은 침팬지가 드럼같은 기구로 무작위적인 소리가 아닌 나름의 리듬을 타는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침팬지의 새로운 능력이 확인된 이번 연구결과는 10년 전 네덜란드 영장류 연구센터에 살던 5마리의 수컷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분석해 이루어졌다.
먼저 당시 네덜란드 연구센터 측은 침팬지 우리에 소리를 낼 수 있는 플라스틱 병, 양동이, 파란색 대형통을 가져다 놓고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대부분 한번씩 이 기구들을 이용해 별 의미없는 소리를 냈지만 이중 특이할 만한 상황이 목격됐다.
침팬지 중 하위 계급인 바니(24)가 파란통에 앉아 이를 두드리며 그럴듯한 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이번 스트라스부르 대학 연구팀은 당시 녹음된 이 소리를 분석해 바니의 통 두드리기가 특유의 리듬과 템포를 가진 '음악'이라고 결론지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침팬지 바니는 자발적으로 5분 간 통을 두드려 11번의 분리된 시퀀스(sequences) 안에서 총 685번의 드럼비트를 만들어냈다. 또한 11번의 시퀀스 중 5번은 반복적인 비트였으며 평균 템포는 분당 257비트였다.
연구를 이끈 발레리 뒤푸르 박사는 "침팬지가 나름의 음악적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첫번째 사례" 라면서 "분명 바니는 무작위적으로 드럼을 친 것이 아닌 리듬과 템포를 유지했으며 이같은 특징은 인간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니의 이같은 행동은 어떤 소통의 목적보다는 자체를 그냥 즐기는 것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침팬지의 인간다운(?) 행동에 대한 연구결과는 이외에도 많다. 얼마전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침팬지도 ‘요리’ 개념이 있다는 논문을, 영국 옥스퍼드 브룩스대학 연구팀은 침팬지도 술을 즐기며 과음하면 인간처럼 '개'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