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마시던 사자 한 마리가 코끼리에 짓밟힐 뻔한 순간 가까스로 피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초원의 제왕’으로 불리는 수사자도 방심하면 위기의 순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진이다.
이 보기 드문 순간은 최근 아프리카 보츠와나 느자이판 국립공원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진작가 요한 버나드(49)가 촬영했다.
사진 속 수사자는 물웅덩이에서 머리를 숙인 채 물을 마시는 모습이다. 목이 말랐는지 뒤쪽에서 한 거대한 코끼리가 접근해 오고 있음에도 눈치를 채지 못한다.
불과 한두 걸음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는 거리에서 코끼리가 앞발을 들어 올리자 사자는 그제야 기척을 느끼고 재빨리 몸을 옆으로 빼내는 모습이다.
작가의 말로는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 당시 물웅덩이 주변에는 그 사자를 제외하고는 어떤 동물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사자는 오랫동안 주위를 살피지도 않고 물을 마셔댔다.
또 놀라운 점은 당시 물웅덩이 쪽으로 접근해온 코끼리는 어떤 경고의 소리도 내지 않고 사자 뒤쪽으로 접근했다고 한다. 만일 사자가 눈치채지 못했다면 묵직한 코끼리 발에 짓밟혀 결국 저승길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