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스타일의 화려한 홍보영상을 제작하는 등 대외선전에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SNS 홍보에 영유아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디지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9일(현지시간) IS 대원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녀들을 이용한 IS 홍보가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로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출신이 많은 이들은 성인 전투원들과 유사한 복장을 한 자기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있다. 이 아이들은 종종 총을 들고 있기도 하다.
IS는 대원들의 결혼을 종용하는 추세다. 자기 아이를 데리고 IS에 가담하는 대원들도 많다. IS 는 이런 아이들을 통해 자신들의 ‘선량한’ 이미지를 퍼뜨리고자 하는 것.
지난 7월 14일에는 아르티욤이라는 이름의 카자흐스탄 출신 IS 전투원이 러시아 SNS 사이트 ‘브콘탁테’(VKontakte)에 검은 머리띠를 두른 아들의 사진을 업로드 했다. 아이가 두르고 있는 머리띠에는 IS 깃발과 마찬가지로 이슬람교도의 신앙 고백문 ‘샤하다’(shahada)가 적혀있다.
체첸 출신들이 주도하는 IS 소속 전투 집단 ‘카티밧 알 아크사’(Katibat al-Aqsa) 대원들 사이에서도 이 유행은 유독 활발하다. 이곳에 소속된 만수르 시샤니는 지난 5월에 자신의 아들과 함께 권총 한 자루씩을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조직의 리더 아부 우마르 그로즈니 또한 위장용 무늬가 그려진 스카프를 두른 딸을 안고 있는 사진을 인터넷에 업로드하기도 했다.
그러나 IS는 이렇게 자랑스럽게 홍보에 이용한 아이들에게 가혹한 미래만을 제공하고 있다. ‘칼리프의 아이들’ 이라는 IS 내부 조직은 18세 미만 아동들을 계속해서 최전선으로 파견하는가 하면 심지어 자살 폭탄테러에도 동원시킨다.
이들이 설령 칼리프의 아이들로 복무하면서 살아남더라도 부모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위에 제시된 사진 속 만수르는 지난 5월 사망했다. 이렇게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분쟁지역에 계속 남게 될 확률이 크다. IS는 아이들을 볼모로 남편을 잃은 아내들이 분쟁지역을 벗어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