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셜록 홈즈의 한 장면
사진=BBC 캡쳐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에 등장하는 명탐정인 셜록의 집 주소 '영국 런던 베이커가(街) 221B'. 셜록 홈스의 팬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곳이다. 가상의 주소였으나 지금은 셜록 홈스 박물관으로 꾸며져 전세계 관광객들을 맞고 있는 이 곳의 실제 소유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등 영국 일간지에 따르면 영국의 반부패 NGO 글로벌 위트니스는 최근 이 베이커가 221B 건물이 얼마전 사망한 카자흐스탄 사업가 라하트 알리예프 일가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이 건물 외에 하이드파크 인근 부동산 2건과 햄스테드의 저택 등 총 1억4700만 파운드(약 2,64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한 회사와 알리예프 간에 여러 연결고리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알리예프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사위로, 주오스트리아 카자흐 대사로 재임할 당시 자국 금융인 2명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수감돼 수사를 받다가 지난 2월 오스트리아 교도소에서 목을 매달아 숨진 채 발견됐다.
글로벌 위트니스에 따르면 베이커가 건물은 4개의 서로 다른 영국 회사 소유로 등록돼 있는데, 이들 회사의 이사들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알리예프와 연결돼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관련 부동산 회사와 알리예프 유족 변호사는 "알리예프가 실소유주가 아니다"라고 부인했으나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글로벌 위트니스측은 "베이커가 221B처럼 유명한 주소가 카자흐 대통령 일가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것이 한 가지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부동산 시장이 실소유주를 복잡하게 감출 수 있는 구조적인 취약점으로 인해 부패 행위를 숨기는 데나 돈 세탁 과정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영국의 반부패 투쟁을 주요 7개국(G7) 핵심 정치 의제로 삼으려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목표가 이러한 부동산시장의 문제점으로 퇴색될 수 있다"며 베이커가 건물 소유권에 대한 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