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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히치봇’ 美횡단도전…인간의 ‘테러’로 끝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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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히치하이킹 로봇 '히치봇'(HitchBOT)이 누군가에게 테러당해 결국 미 대륙을 횡단하는 야심찬 여행도 훗날을 기약하게 됐다.

최근 '히치봇'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캐나다 라이어슨대학 프라우크 젤러 교수는 "지난 31일(현지시간)밤 필라델피아에서 여행 중이던 히치봇이 누군가에게 테러당했다"고 밝혔다.

교수에 따르면 현재 히치봇은 팔과 머리가 완전히 사라져 사실상 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히치봇은 젤라 교수와 맥마스터 대학 데이비드 스미스 교수가 공동으로 개발한 히치하이킹 로봇이다. 그러나 히치봇은 역설적으로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가지고 있는 기능이라고는 얼굴에 설치된 LED 디스플레이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고 영어와 프랑스어로 간단한 회화만 하는 정도.

그렇다면 어떻게 히치봇은 히치하이킹을 할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길가에서 노란 장갑을 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웃으며 히치하이킹 의사를 표현하는 것. 더욱 황당한 것은 차주인이 태워주는 것도 모자라 차량의 시거잭으로 히치봇에게 ‘밥’도 줘야한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지난해 여름 히치봇은 캐나다 동부 핼리팩스에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빅토리아까지 무려 6000km 이상을 이같은 방법으로 26일 만에 횡단하는데 성공했다.


히치봇은 특히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 17일부터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에서 서부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미 대륙 횡단에 도전했다. 캐나다에 비해 속도는 다소 늦었으나 출발은 순조로웠다. 마블헤드와 뉴욕 그리고 보스턴을 거치며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도 지켜보는 호사도 누렸기 때문이다.

개발자인 스미스 교수는 “로봇의 보급과 맞물려 과연 인간이 로봇을 신뢰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프로젝트의 의미를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테러로 일부 사람들은 로봇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은 셈이다.

히치봇은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작별인사를 남겼다.

"내 여행은 이제 끝났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나의 사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고맙다 친구들"(My trip must come to an end for now, but my love for humans will never fade. Thanks friends)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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