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을 표현하려 했던 것일까? 공 형태의 설치미술품이 전시 장소를 ‘탈출’해 도심을 휘젓는 모습을 포착한 동영상이 공개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예술가 커트 퍼스키는 전 세계 12개국을 순회하며 도심 속에 붉은색 거대 고무공을 전시하는 ‘레드 볼 프로젝트’를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시민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적 공간에 커다란 고무공을 끼워 넣어 그들의 주위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이번에 퍼스키는 미국 오하이오 주 톨레도 미술박물관의 협조 하에 인근 보석상과 식당 사이 골목에 공을 끼워 놓았었다. 사고는 비가 오면서 발생했다. 갑자기 비가 내려 공의 표면이 미끄러워진 상태에서 골목 사이로 돌풍이 불자 공이 밖으로 빠져나온 것.
영상을 보면 이렇게 빠져나온 공이 모퉁이를 돌면서 속도를 높이더니 차들을 깔고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박물관 직원과 구경꾼 등은 공을 잡으려 급하게 뒤따라 달린다. 결국 공이 도로표지판에 부딪혀 멈추면서 빨간 공의 ‘탈출극’은 금세 끝난다.
커다란 공이 '도망가는' 모습이나, 그런 공을 필사적으로 추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꽤 우습게 느껴지는 영상이지만, 공의 직경이 4.5m에 무게도 약 110㎏인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인명피해도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공에 부딪혀 꺾여버린 표지판 이외에는 별다른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