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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학] 균에 감염된 개미, ‘자가치유’ 할 줄 안다

작성 2015.08.24 15:44 ㅣ 수정 2015.08.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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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에 치명적인 감염균이 들어올 경우, 개미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최근 핀란드의 한 연구진이 개미가 스스로 치료방법을 찾을 줄 안다는 사실을 증명해 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의 연구진에 따르면 개미는 치명적인 곰팡이균에 감염됐을 경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스스로 고육지책을 선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개미가 감염균 치료를 위해 섭취하는 것은 바로 과산화수소다.

실생활에서 상처소독용으로 이용하는 과산화수소는 약 2.5~3%의 농도지만 개미가 먹는 과산화수소는 이보다 농도가 짙기 때문에 오히려 개미의 목숨을 앗아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균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안 개미들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과산화수소 성분이 든 먹이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었다.

연구를 이끈 헬싱키대학의 닉 보스 교수에 따르면, 건강한 개미는 과산화수소가 든 먹이를 피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백강균(Beauveria bassiana, 사상균의 하나. 누에에 기생하여 백강병을 일으킴)에 노출된 개미는 오히려 과산화수소가 든 먹이를 선호했다. 특히 백강균에 감염된 개미들은 이를 치사량이 아닌 적정량만큼만 먹을 줄 아는 모습을 보였다.

실험 결과 백강균에 감염된 개미의 치사율은 60%에 달했지만 과산화수소가 든 먹이를 먹을 경우 45%로 떨어졌다.

닉 보스 교수는 “개미의 백강균 감염경로는 정확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감염된 개미들의 행동이 변화한다는 사실”이라면서 “죽음을 앞둔 개미들은 공통적으로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외롭게 홀로 죽는다. 이는 개미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아채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미들은 진딧물이나 죽은 부패된 개미의 사체 등을 통해 과산화수소를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개미뿐만 아니라 군락생활을 하는 벌 등에게 이러한 감염은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퀸메리대학의 데이비다 바라치 박사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들의 자연적인 진화 매커니즘 및 자가 치료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연구”라면서 “‘자가치료’는 동물 세계에서 널리 퍼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 확인된 사례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영국의 과학 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소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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