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항성진화의 마지막 단계) 폭발이 빚어낸 엄청난 충격파가 태양계 탄생을 촉발했다는 연구논문이 카네기 연구소 과학자들에 의해 발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46억 년 전 가스와 분자들로 이루어진 몇 광년 크기의 원시 구름들이 떠돌던 한 우주공간 부근에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고, 그 충격파로 원시구름의 중력 균형이 무너져 한 점으로 붕괴하기 시작함으로써 태양계 형성의 첫발을 내딛었다는 것이다.
이 초신성이 우주 공간으로 내뿜은 잔해들은 지금도 소행성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태양계 탄생을 촉발한 초신성 폭발이 태양계에 회전력을 부여했으며, 이로써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형성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카네기 연구소의 과학자인 앨런 보스와 샌드라 카이저는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태양을 만들어냈는가 하는 주제를 오래 연구해왔다. 그들의 모델은 초신성 폭발로 인한 충격파가 밀도 높은 원시 구름의 중력을 무너뜨려 한 점으로 붕괴시킴으로써 원시 별들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별의 주위를 감싸고 있는 가스와 먼지구름들은 별의 둘레를 돌다가 이윽고 행성이 되는데, 이번 새 연구는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이런 과정을 최초로 '촉발'하는가를 규명한 것이다.
그들의 연구 방향은 초신성 폭발 때 발생하는 짧은 반감기의 방사성 동위원소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동위원소란 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원소를 일컫는다.
초신성 폭발로 인해 태양계가 생성될 때 특정 동위원소들이 만들어졌는데, 이들이 붕괴되기 이전에 행성들이 형성되는 지역으로 흩뿌려졌고, 오늘날에도 그 일부가 소행성 등에 남아 있는 것이다.
보스와 카이저의 이전 연구는 초신성 폭발의 충격파가 가스 구름에 보조개와 같은 구멍을 내어 짧은 반감기의 방사성 동위원소들을 주입시키는 과정을 규명한 것이었다. 우리 태양과 행성들은 이 가스 구름으로부터 결국 탄생했다. 이번 새 연구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주입이 태양계에 회전력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초신성 폭발이 촉발한 각 운동량은 이윽고 가스 구름을 원반 형태로 만들었고, 원시 태양을 둘러싼 이 가스 원반에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들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원시 태양을 공전하는 가스 원반이 초신성의 충격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경탄스러운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 보스는 자신의 소감을 피력했다. '이 스핀이 없었다면 분자 구름은 결국 태양으로 모두 흡수되고 말았을 겁니다.'
이들의 모델에 따르면, 초신성 충격파로 인한 방사성 동위원소들의 구름 속 침투가 없었다면 태양을 둘러싼 모든 물질들이 붕괴되어 태양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결국 우리 지구 같은 행성들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새로운 연구는 결국 우리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를 이루고 있는 모든 물질들은 수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초신성 폭발에서 나온 것이며, 이들이 생명 탄생의 최종 무대를 만들어냈음이 밝힌 셈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