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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탕’ 직장 다니는 여성, 병 걸릴 확률↑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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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동일한 성별이 아닌 이성으로 가득 찬 장소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남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경험이다. 하물며 매일 출근해야 하는 직장의 성비가 매우 불균형하다면 그 압박감은 더욱 배가되기 마련.

미국의 과학자들이 이러한 직장환경에서 찾아올 수 있는 건강상의 위협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남자가 더 많은, 이른바 남초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 직장인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패턴을 조사한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미국 각지 국민의 일상생활 및 건강상태에 대한 조사결과를 집대성한 'MIDUS’라는 이름의 과거 연구 데이터를 사용했다.

연구팀이 특히 집중한 것은 '남성비율이 85% 이상인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사원의 건강상태였다. 연구에 참여한 인디애나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비앙카 마나고 연구원은 “이러한 남초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의 경우 직장 내 대인관계에 있어 고강도의 스트레스 유발인자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한다.

과거 연구들에서 이러한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업무능력 과소평가, 성희롱, 과도한 시선집중, 사회적 고립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문제를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었다. 이런 인자들은 신체의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해당 업무환경 하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코르티솔 분비 패턴을 조사했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능력과 면역기능에 고루 연관된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신체의 코르티솔 분비량은 원래 자연적인 패턴을 따라 변화하게 돼있지만 스트레스 대응 능력이 무너질 경우 이 분비 패턴도 마찬가지로 무너지게 된다. 비앙카는 “조사 결과 남성 비율이 높은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의 경우 코르티솔 분비 패턴이 교란되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면역체계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비앙카는 “따라서 이번 연구는 남초 직장에서 고강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된 여성사원들의 경우 향후 장기적 건강악화를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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