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데이트는 단지 시간 낭비로 끝나지 않는 모양이다. 기분이 좋지 못한 데이트를 거듭하게 되면 스트레스로 이어져 몸과 마음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 유명 심리학자가 설문조사를 사용한 연구를 통해 밝혔다.
캐나다 출신 영국 심리학자 린다 파파도풀로스 박사는 미국 온라인 만남주선 사이트인 ‘이하모니’의 지원으로 이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는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 3명 가운데 1명은 데이트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 생겼으며 23%는 불안감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6%는 언짢은 데이트 이후 여드름이 생기거나 습진이 발생했으며, 10명 중 1명은 식욕 증가로 고칼로리 음식에 손대는 경향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연애 감정은 생물학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인간의 몸과 마음에 실제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파파도풀로스 박사는 지적했다.
또 식욕이 증가하거나 여드름 등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지루한 데이트로 스트레스를 느낄 때 코티솔과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했을 것”이라고 파파도풀로스 박사는 설명했다.
이어 “코티솔 수치가 높아지면 식욕이 늘어나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올라가면 피지 분비가 촉진돼 여드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이전 연구로도 밝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조사 결과와 같은 나쁜 영향이 두렵다고 해서 연애로 이어질 수 있는 데이트를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이에 대해 파파도풀로스 박사는 “지루한 데이트를 극복하려면 거기서 무언가를 배우고 나머지는 모두 잊도록 하라. 악순환에서 벗어나 통제력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안 좋았던 기억이 현재의 즐거움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을 통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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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