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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용’이라고?…‘흑인노예 테트리스’ 게임에 네티즌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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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세 유럽 식민주의 국가들이 열을 올렸던 아프리카 노예무역의 역사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분노와 아픔을 불러일으키는 민감한 주제다. 이러한 역사의 참혹함을 알리겠다는 의도로 제작된 교육용 게임이 도리어 네티즌들로부터 ‘흑인인권을 모독하는 게임’이라는 비난을 사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일(현지시간) ‘흑인 노예를 무역선 안에 블록 쌓듯이 집어넣는다’는 내용으로 인해 네티즌의 뭇매를 맞은 한 교육용 게임에 얽힌 논란을 소개했다.

덴마크의 게임 제작사 ‘시리어스 게임즈 인터렉티브’(Serious Games Interactive)는 지난 2013년 교육용 게임소프트웨어 ‘역사를 플레이하다 2 : 노예무역’(Playing History 2 : Slave Trade)을 출시했다. 문제는 최근에서야 이 게임 안에 일종의 미니게임 성격으로 ‘흑인 노예 테트리스’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 ‘흑인노예 테트리스’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일반적 테트리스 게임과 상당히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일반 테트리스와 달리 이 게임의 배경은 노예무역선 형태이며, 플레이어가 쌓아야 하는 블록 안에는 앙상한 모습의 흑인 노예들이 ‘구겨진 채’ 들어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개발사인 시리어스 게임즈 인터렉티브의 대표 사이먼 에겐펠트 닐센은 ‘컴퓨터 게임의 교육적 활용’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과거에도 교육용 게임을 개발한 경력이 있다. 그는 이번 게임 역시 교육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트리스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불쾌감을 선사하려고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당시 노예무역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처사였는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적 장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해당 테트리스 게임 부분은 총 2시간 길이의 전체 게임 중 15초 가량의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는 사실 또한 강조했다.

그러나 네티즌은 이 게임이 “아무 생각 없는 백인”에 의해 만들어진 “흑인 모독적 게임”이라며 크게 분노하고 있다. 게임을 실제로 해본 한 네티즌은 “전혀 교육적이지 못하며 게임으로서도 매우 재미가 없다”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개발사는 결국 네티즌들의 이러한 성토에 못 이겨 게임에서 해당 구간을 없애겠다는 결정을 발표했지만 게임의 판매는 중단하지 않은 상태다. 이 게임은 여전히 3.74달러(약 4500원)의 가격으로 온라인 판매중이다.

닐센은 트위터를 통해 “일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다면 이는 고의가 아니었다”며 사과의 의사를 밝혔다. 그는 “실제 플레이어에게 이 게임이 어떻게 다가올지 제대로 알았어야 했다”며 “나의 무지가 화를 불렀다”고 덧붙였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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