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피플 등 현지언론은 의수를 장착하고 도도하고 당당하게 런웨이에 선 레베카 마린(28)의 감동적인 사연을 전했다.
오는 9월 열리는 뉴욕패션위크의 ‘FTL 모다 쇼’ 무대에도 설 예정인 그녀는 안타깝게도 오른쪽 팔목 아래가 없이 태어났다. 비장애인들은 조금도 느낄 수 없는 장애를 가졌지만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았다. 특히나 소녀시절 그녀의 꿈은 바로 모델이었다. 출중한 몸매와 외모를 중시하는 모델 업계에서 한 팔이 없는 장애인을 어떻게 볼 것인지는 눈에 보듯 뻔한 일.
레베카는 자신의 사진을 들고 수차례 뉴욕의 에이전시를 다니며 일자리를 찾았지만 아무도 그녀를 모델로 세우고 싶은 곳은 없었다. 심지어 그녀는 한 캐스팅 이사에게 "미래에도 당신이 설 무대는 절대 없다"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그녀의 팔이었다. 팔 대신 장착된 의수가 런웨이의 연기를 힘들게 했고 사진 촬영도 마찬가지 였다.
레베카는 "팔이 없다는 자의식이 모델과 관련된 연기를 옥죄였다" 면서 "의수도 사용이 힘들어 결과적으로 한때 패션모델의 꿈을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그녀에게 서광이 비춘 것은 6년 전이다. 근육의 움직임을 전기신호로 전달해 손가락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첨단 의수를 얻게된 것. 실제 손처럼 정밀한 사용은 힘들지만 왼손이 혼자하던 일을 거들 수 있을 만큼의 인공 손이 생긴 것이다. 이후 그녀는 큰 자신감을 얻었고 다시 패션 에이전시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그녀는 비장애 모델보다는 더디지만 힘찬 발걸음을 패션업계에 내딛었다.
레베카는 "내 사진이 모두에게 좋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 이라면서 "특이한 모습 때문에 누구보다도 강하게 표현되지만 그 뒤에 좋은 메시지를 담고있다" 고 밝혔다. 이어 "어린시절 꿈을 이뤄 무대에 서는 이순간 나는 가장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