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라스팔마스 데 그란 카나리아대학교 연구진은 10년에 걸쳐 1만 5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평소 먹는 음식의 종류와 우울증 정도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이 매일 먹는 식단 안에 과일과 채소, 콩과 식물(레귐), 견과류와 생선 등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그리고 육류 섭취는 얼마나 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이는 일명 ‘지중해 식단’으로 불리는 식단 중 일부로 알려져 있다.
실험을 시작한 지 8.5년 후, 실험참가자 1만 500명 중 1550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거나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위의 식단을 지키지 않았거나 지킨 횟수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중해식 식단에 유사한 식단을 고수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에 노출될 확률이 25~30% 정도 낮았다.
라스팔마스 데 그란 카나리아대학교 연구진은 “완벽한 지중해식 식단이 꼭 아니더라도, 일정 정도 건강한 식단 패턴을 유지하려는 노력만으로도 우울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서 “10년에 걸친 실험 결과 식단 전체를 완벽하게 지중해식으로 고수하는 사람과 그보다는 덜 규칙적으로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한 사람 사이에 우울증 예방 효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식단과 우울증과의 연관관계를 규명하지는 못했지만, 건강한 식단에 포함된 비타민B와 엽산, 아연 등의 영양소가 뇌의 건강에 필수적인 만큼 이 영양소들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편 장기간에 걸친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 온라인 과학전문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 의학’(BMC -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