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정부가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산악인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혀 반발이 일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8일 보도했다.
크리파수르 셰르파 네팔 관광장관은 높이 6500m 이상의 산에 오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입산 허가증을 내어주고, 장애가 있거나 18세 이하, 75세 이상인 경우에는 입산을 금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잇따르는 사고와 관련해 에베레스트 관리가 미숙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는 에베레스트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산악 등반 안내인인 셰르파 16명이 사망했고, 올 봄에는 네팔 지진 직후 등반가 18명이 숨지는 등 사고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명백한 차별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사고로 두 다리를 모두 잃거나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 등이 에베레스트에 오르면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겼다는 것.
실제로 2006년, 뉴질랜드의 마크 잉글리스는 두 다리를 동상으로 잃은 뒤 의족을 착용하고 에베레스트에 오른 바 있으며, 2011년에는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의 에릭 바이헨마이어의 등반이 성공한 적도 있다.
뿐만아니라 일본의 모험가인 유이치로 미우라(82)는 80세에 에베레스트에올라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반가’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연소자는 13세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베레스트는 ‘죽음의 산’으로도 악명이 높다. 전 세계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에베레스트에 도전했다가 목숨을 잃었고, 동시에 사람들의 지나친 방문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네팔 관광부 관계자인 로빈다 카르키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 이것은 차별의 문제가 아니다. 다리가 없이 어떻게 에베레스트에 오르겠나. 결국은 누군가가 그들과 동행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모든 이들이 안전할 수 있는 에베레스트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부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팔 정부가 에베레스트로 높은 관광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등반제한계획은 다수의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