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을 치르려면 선풍기부터 챙겨라!" 2018년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첫 경기를 앞둔 페루 국가대표팀에 이런 특명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페루 국가대표팀은 콜롬비아에서 원정경기로 치르는 월드컵 지역예선 첫 경기에 선풍기를 지참하기로 했다.
페루 축구협회의 사무총장 안토니오 가르시아는 "이미 4년 전 물을 뿜어 시원함을 더해주는 선풍기를 구입해 사용하고 보관 중"이라면서 "이 선풍기들을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월드컵 지역예선과 선풍기 사이엔 과연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페루는 10월 8일 콜롬비아 바랑키야에서 남미 강호 콜롬비아 대표팀을 맞아 월드컵 지역예선 데뷔전을 치른다.
문제는 바랑키야의 무더위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바랑키야에서 원정경기를 치를 때 페루 대표팀은 무더위로 무척이나 고생을 했다.
경기가 열린 멜렌데스 경기장 라커룸에 냉방시설이 부족해 페루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나서기 전부터 녹초가 됐다.
페루는 부랴부랴 현지에서 선풍기를 구입해 더위를 식혔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남미예선 첫 경기를 동일한 경기장에서 치르게 되면서 페루는 당시의 악몽을 떠올렸다.
다행히 4년 전 구입한 선풍기를 모두 보관해 이번에 따로 지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르시아 사무총장은 "뒤쪽에서 물을 뿜어주는 최신식이라 선풍기지만 바람이 매우 시원하다."면서 "원정경기지만 반드시 승리해 승점 3점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페루의 주전 공격수 제퍼슨 파르판(알자지라)은 "콜롬비아가 워낙 강팀인 데다 더위도 심해 바랑키야에서 갖는 첫 경기가 쉽진 않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루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사진=FPF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