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이나 설탕 없이도 음식을 감칠맛 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은 3D프린터를 이용해 코부터 목까지 사람의 기관을 그대로 본 딴 모델을 만든 뒤, 음식과 기류(공기흐름)에 기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실험을 실시했다.
입으로 들어온 음식의 화합물이 비강(코 속 공간)을 지나는 과정을 살핀 결과 인간의 기도 형태는 우선적으로 음식화합물을 비강으로 이동시키고, 이때 후각세포를 자극해 냄새를 맡을 수 있게 설계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음식물을 섭취할 때 더 천천히, 부드럽고 차분하게 호흡할 경우, 더 많은 음식화합물이 비강으로 이동되고 후각세포가 더욱 자극돼 더 오래도록 진한 음식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이라면 조미료나 자극적인 음식 재료가 없이도 음식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또 CT스캐닝을 이용해 들숨과 날숨 시 음식물의 이동 경로를 살핀 결과, 코를 통해 숨을 들이마실 때에는 기류가 일종의 ‘에어커튼’을 형성해 음식이 폐 등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막아준다.
반면 숨을 내쉴 때에는 입 뒤쪽과 비강에 비어있는 공간으로 음식화합물이 들어가 후각세포를 자극시킨다. 즉 숨을 들이마실 때보다 내쉴 때 더 강한 음식의 냄새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연구를 이끈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의 루이 니 박사는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호흡하는 것은 더 많은 음식화합물을 코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음식의 냄새와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