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뉴캐슬지역에 사는 샤키엘 아크바(25)라는 남성은 최근 지역 상점에서 구매한 유명 브랜드의 양말에서 중국어로 적힌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빼곡하게 쓰여진 편지 안에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아크바가 구입한 양말은 영국의 유명 패스트 패션 브랜드 ‘프리마크’ 제품이었다. 중국에서 흔히 사용되는 얇은 재질의 종이에 적힌 내용을 번역한 결과, 해당 편지를 쓴 남성은 중국 안후이성(安徽省)에 산다는 39세 남성 딩(丁)씨였다.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딩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이 부패를 저지르고 의무를 다하지 않으며, 도리어 범죄조직을 보호하는데 애쓰고 있다는 내용을 고발하기 위해 수도인 베이징을 다녀왔다.
하지만 그는 뜻을 이루지 못했고, 도리어 거짓된 고발로 누명을 쓰고 경찰에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했으며, 현지 링비(靈璧)인민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에 굴복하지 않은 딩씨는 쑤저우시(苏州市) 인민법원에 상소장을 제출했다.
약 1년이 지난 5월, 쑤저우인민법원은 딩씨가 범법을 행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링비인민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현재(편지를 쓴 시점인 6월), 딩씨는 링비시 경찰 당국에 의해 구금된 상태며 여전히 고문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편지에서 “나의 심신은 극심한 고문으로 상처받고 있다. 누구든 이 편지를 읽는다면 시진핑 주석이나 리커창 총리에게, 혹은 언론이나 기자에게 전달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해당 편지에는 그가 프리마크사 소속이거나 혹은 제조공장에서 일한다는 정보는 담겨있지 않다. 다만 이 편지를 받은 영국인은 그가 프리마크의 중국 공장에서 강제로 노역을 하며 양말을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편지를 발견한 영국 남성이 언론을 통해 이를 공개하자, 역시 프리마크의 양말에서 비슷한 편지를 발견했다는 제보자도 등장했다. 영국 잉글랜드 북부 허더즈필드에 사는 한 여성의 아버지도 딩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비슷한 내용의 편지를 양말에서 발견했다는 것이다.
프리마크사는 문제의 편지가 자사와 관련된 직원이나 제조업체와는 무관하며, 누군가가 매스컴의 관심을 얻기 위해 제품 배송 도중 물품을 빼돌려 편지를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해당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프리마크와 중국 내 제조공장 사이에서 어떤 문제점이나 연관성도 찾지 못했다”면서 “상품 제조가 모두 끝난 뒤 운송 과정에서 누군가가 넣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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