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작은 절이 이곳에 모신 승려의 시신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주말을 맞아 푸젠성의 푸자오사(普照寺)에는 이 절에서 부처님을 모시다 2012년 세상을 떠난 노승 푸허우(福厚)의 시신이 모셔져 있다.
94세의 나이로 사망한 푸허우 승려의 시신이 화제가 된 것은 사망한지 3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신이 부패하지 않은 채 미라 상태로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푸자오사 측은 그가 숨을 거뒀을 당시 그를 기리는 의미에서 커다란 항아리를 만들고 그 안에 푸허우 승려의 시신을 입적 자세 그대로인 앉은 채로 안치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뒤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항아리 뚜껑을 연 푸자오사 승려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눈썹과 수염뿐만 아니라 피부 등이 살아생전과 거의 유사하게 보존돼 있었던 것. 푸허우 승려의 시신은 방부제 등 일제의 화학약품 처리를 하지 않은 채 흙으로 만든 항아리에 보존됐을 뿐,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한 다른 방법은 일체 사용되지 않았다고 푸자오사 측은 주장했다.
푸자오사는 13세 때 불교에 귀의해 81년간 묵묵히 수행하다 앉은 채로 입적했으며, 해당 절은 이후에도 신비로운 힘으로 신자들을 놀라게 한 푸허우 승려를 위해 시신 외관을 도금해 불상으로 제작했다.
푸자오사의 한 관계자는 “불교에서는 대중들의 지지와 찬양을 얻은 승려만이 사후 금으로 도금된 불상 안에 안치돼 보살로서 영원히 대중들의 숭배를 받게 된다”면서 “우리 절에도 대대로 내려오는 문헌이 있는데, 고승의 시신이 앉은 수행 자세로 부패되지 않는다면 후대의 승려와 신도들은 그를 금으로 도금해 숭배해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노승의 시신이 3년이 지나도 부패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나, 지난 해 이와 유사한 ‘천년 미라 불상’이 헝가리 박물관에서 발견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해 3월, 송나라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 헝가리 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되는 과정 중 컴퓨터 단층(CT)촬영을 통해 불상 내부에 미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불상의 소유주를 둘러싸고 중국과 헝가리 등에서 국제적인 소송이 발생했다. 결국 해당 불상은 중국으로 반환이 결정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