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IT 업계의 거물은 몽상(夢想)같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비행기보다 빠른 초고속 진공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다. 이 프로젝트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유는 그 몽상가가 바로 현실판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로 불리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와 전기차 회사 테슬러모터스의 CEO 일론 머스크(44)이기 때문이다.
최근 CNN머니 등 외신은 머스크 회장이 제안한 하이퍼루트의 테스트용 트랙이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 건설 중이라고 보도했다. 약 5km 길이로 건설 중인 이 트랙은 하이퍼루프가 달리는 일종의 도로로 모양이 마치 석유수송관처럼 생겼다.
사실 이번 공사현장 공개가 더욱 놀라운 것은 어찌 보면 허무맹랑한 아이디어가 실제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아직은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하이퍼루프는 공기압의 압력차를 이용해 최대 음속의 속도로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최첨단 교통수단이다. 최대 시속이 무려 1220km에 달해 600km가 넘는 미국 LA와 샌프란시스코를 단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몽상같은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머스크 회장이 깃발을 든 ‘HTT’(Hyperloop Transportation Technologies)라는 회사가 만들어졌으며 100여명의 전세계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공사 현장을 공개한 HTT의 CEO 로브 로이드는 "우리 자신의 키티호크를 달성하는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키티호크(Kitty Hawk)는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지역 이름으로 이곳에서 라이트 형제가 동력기계로 인류 최초의 비행에 성공했다.
로이드는 "하이퍼루프를 실현하기 위한 테스트가 올해 상반기 내 이 장소에서 이루어 질 것"이라면서 "우리 계획대로 순항하면 2020년~2021년 하이퍼루프가 달리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HTT는 이 장소 외에도 캘리포니아 키 벨리에 8km 길이의 하이퍼루프 테스트용 트랙을 건설하고 있다. 이같은 야심찬 HTT 계획에 미래에는 대중 교통수단이 하이퍼루프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장미빛 전망도 나오지만 회의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다. 아직은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기술적인 어려움과 더불어 정확한 건설비도 추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