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친구가 아무리 많아도 이중 당신이 의지하는 사람은 3~4명에 불과하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의 유명 인류학자인 로빈 던바 옥스퍼드 대학 교수는 페이스북의 수많은 친구가 '허수'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인 총 3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이 연구는 소위 '디지털 인맥'의 공허함을 지적한 것으로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대면관계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간 꾸준히 이같은 연구에 천착해 온 던바 교수는 이른바 '던바의 법칙'(Dunbar′s number)으로 학계에 잘 알려져 있다.
이 법칙은 아무리 발이 넓은 사람이라도 진정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인원은 최대 150명이라는 가설이다. 이는 원시부족 형태의 마을 구성원 수가 평균 150명 안팎이라는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사람 간의 진정한 관계는 직접 만나 끊임없이 소통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년 전 연구에서도 던바 교수는 SNS 친구가 1000명이 넘는 사용자라 해도 꾸준히 연락하는 사람은 150명 정도이며, 이중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20명이 채 안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조사대상자의 페이스북 친구수는 평균 155명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위기의 순간 자신이 의지하는 친구는 3%가 채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던바 교수는 "디지털 세계에 수천 수만 명의 친구들이 있다고 해도 진정한 친구 숫자는 이와 비례해 늘어나지 않는다"면서 "진정한 사회적 관계는 서로 얼굴을 마주봐야 발전되고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SNS 활용은 서로 오랜시간 만나지 않아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관계 단절의 속도를 둔화시키데는 도움을 준다"고 긍정적 기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